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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쟁 위험에도 중동 투자 '확대'…'안전 자산' 우려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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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쟁 위험에도 중동 투자 '확대'…'안전 자산' 우려 직면

핵심 항로 위협, 이란 계약 무산 등 수출업체 '고통'… 사업 계획 '좌초' 위험 고조
'일대일로' 핵심 지역 위험 노출… 中, 사우디·UAE 등 '헤징 전략'으로 위험 분산 '고심'
2023년 2월 14일 중국 천안문 광장에서 중국과 이란의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2월 14일 중국 천안문 광장에서 중국과 이란의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사일 폭격이 주요 항로를 위협하고 이란과의 일부 무역 협정이 무산되는 등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 수출업체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고 28(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광저우 박람회에서 이란 구매자와 계약을 맺었던 무역상 미야 유는 고객이 '전쟁'을 이유로 사라지자 사업 계획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으며, 다른 중국 수출업자들 또한 주문 감소와 운송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동은 중국 석유 수입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며,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의 교차점에 위치해 중국의 육로 및 해상 무역로에서 중요한 통로 역할을 한다. 중국은 야심 찬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를 통해 중동 지역 인프라, 에너지, 통신 등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며 깊은 경제적 유대를 구축해 왔다.

동남아시아 전략연구센터의 모한 말리크 연구원은 "중동은 중국의 일대일로 야망에서 중요한 부분이지만, 지금은 양극화되는 전략적 환경에서 고조되는 갈등 속에서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포괄적인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은 최근 중국과의 무역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국에 중요한 원유 공급원이다. 이는 테헤란에 경제적 생명줄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중국은 미국의 추가 제재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다.

이란산 석유의 최대 구매자인 중국은 이란 석유 수출의 80~90%를 구매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 의회가 미국의 핵 시설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승인하자, 국제 브렌트유 가격은 급등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말리크 연구원은 해협이 완전히 폐쇄된 적은 없지만, 잠재적인 봉쇄는 "중국의 에너지 안보에 큰 타격을 입힐 뿐만 아니라 석유, 보험, 운송비의 세계적인 가격 급등을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의 독립 싱크탱크 안바운드(Anbound)의 저우 차오 연구원은 중국과 이란의 관계를 "이념적 제휴나 동맹이 없는 실용적 구도"로 평가하며, 이란의 만성적인 불안정성이 유럽으로 향하는 대륙 횡단 물류망 계획에 상당한 위험을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발언은 중국이 미국산 석유를 더 많이 사들인다면 미국이 중국과 이란의 에너지 거래를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이는 이란에서 활동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국제적 제약을 완화할 가능성을 내포한다.

이란-이스라엘-미국 간의 갈등이 중국의 투자, 핵심 프로젝트, 무역 흐름, 석유 수입을 위협하고 있지만, 중국은 오랫동안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른 역내 국가들과 함께 위험을 헤징(Hedging)하려 노력해 왔다.

분석가들은 UAE와의 새로운 위안화 청산 협정 및 인프라 파트너십을 통해 이러한 다각화 전략이 중국의 야심 찬 일대일로 사업을 분쟁 지역의 변동성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일부 중국 투자자들은 현재의 위기를 새로운 수출 기회의 잠재적 촉매제로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기업들은 카이로에 해외 창고를 열어 중동 및 아프리카 시장으로의 수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중국 브랜드 자동차가 이 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전한다.

징코솔라(JinkoSolar)와 같은 중국 태양광 기업들도 이란-이스라엘 갈등이 사우디아라비아 공장 건설 계획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히는 등, 중동 지역은 여전히 중국 기업들에 매력적인 시장으로 남아있다.

올리버 와이먼의 벤 심펜도르퍼는 중국 기업들이 높은 위험 성향과 변동성이 큰 운영 시장에 익숙하다며, "기업들이 투자를 중단하지 않고 연기할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중동은 중국이 제공하는 혁신에 대한 수요가 큰 '진정한 상'"이라고 강조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