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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과 갈등 없을 것" 발언에도 北 "핵무기 포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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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과 갈등 없을 것" 발언에도 北 "핵무기 포기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019년 6월 30일 남북한 접경 비무장지대(DMZ)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019년 6월 30일 남북한 접경 비무장지대(DMZ)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거론하며 한반도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북한은 여전히 미국을 ‘적대세력’으로 규정하며 핵무기 강화를 재차 강조했다.

1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과 매우 잘 지낸다”며 “만약 갈등이 생긴다면 우리는 그 문제를 해결할 것이고 우리(미국)가 관련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어떤 충돌이 생기더라도 우리는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트럼프는 첫 임기였던 지난 2017~2021년에도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여러 차례 추진하며 비핵화 협상을 시도했지만 2019년 베트남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미 대화는 중단됐다. 이후 북한은 헌법에 핵무기 보유를 명시하고 지속적으로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며 남북·북미 관계 모두 경색 국면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인 29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적대세력’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비판했다.

노동신문은 사설에서 “10여년 넘게 적대세력들은 우리가 자립의 길을 포기하도록 전례 없는 제재와 봉쇄에 매달려 왔다”며 “제국주의자들의 음모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국가의 자주권과 안보를 지키기 위한 강력한 힘을 비축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같은 주장을 통해 핵무기 보유가 정당한 ‘자위권’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미국이 비핵화를 전제로 대화에 나설 경우 이에 응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이달 초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김 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북한 측은 뉴욕 유엔대표부를 통해 이 서한의 인편 수령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의 이같은 시도는 오는 11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외교적 리더십을 부각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한은 현재 외부 협상보다는 체제 안정과 군사력 강화를 우선시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어 단기간 내 실질적인 대화 재개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안드레이 란코프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지난달 발표한 분석 글에서 “북한은 2019년 당시보다 미국과의 협상에 나서야 할 압박이 훨씬 줄어든 상태”라며 “북한은 당시 제시했던 일부 양보안을 철회하고 새로운 조건을 내걸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측이 하노이 회담에서 거절했던 조건을 수용하지 않는 한 북측은 협상 재개에 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