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의 기업들이 받는 보조금에 대해 연방 정부의 조사를 촉구하면서 테슬라 주가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일론은 역사상 그 어떤 인간보다도 많은 보조금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보조금이 없었다면 그는 사업을 접고 고향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돌아가야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로켓 발사, 위성, 전기차 생산도 없을 것이고, 미국은 엄청난 예산을 절약했을 것”이라며 “DOGE(정부효율부)가 이 사안을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 큰돈을 아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글 이후 테슬라 주가는 개장 전 거래에서 이미 5% 넘게 급락했고, 정규 거래 출발과 동시에 6%대로 낙폭을 늘렸다.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와 스타링크 등 다른 기업들도 미국 정부 정책과 보조금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급 여파로 테슬라 이외의 머스크의 다른 기업들에 파장이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머스크의 회사에 제공되는 보조금을 삭감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내비쳤다.
CNBC에 따르면 트럼프는 “그는(머스크는) ‘전기차 의무화(EV mandate)’를 잃게 된 사실에 화가 났다”면서 “하지만 그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일론은 정말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머스크가 운영하는 테슬라 등 기업에 대한 연방 보조금과 정책적 지원을 축소하거나 철회하겠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지난해 대선 당시 트럼프와 함께 선거 유세를 펼쳤던 머스크는 최근 의회에서 논의 중인 세금 및 지출 법안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트럼프와의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해당 법안은 연방 재정적자를 확대하는 반면, 친환경 에너지와 전기차에 대한 정부 지원을 축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자신의 SNS 플랫폼 X에서 트럼프의 게시글을 캡처한 이미지에 “나는 지금 당장 전부 삭감하라고 말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머스크는 이 지출 법안에 대한 비판을 지속해왔으며, 지난 6월 초 트럼프와의 공개적인 갈등이 촉발된 뒤 테슬라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다. 이후 양측의 긴장이 봉합되는 모습을 보이자 테슬라 주가는 지난달 5일 이후 10% 넘게 반등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최근 다시 해당 법안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공화당을 겨냥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전날 X에서 “국민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새로운 정당이 필요한 때”라며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선거 기간엔 정부 지출을 줄이라고 말해놓고 이제 갑자기 사상 최대 폭의 재정적자에 찬성하는 모든 의원은 부끄러움에 목을 매달아야 한다”고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이어 “(법안을 주도한) 모두는 내년 경선에서 패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