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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구리 수입 50% 관세” 충격파…구리 선물 13% 급등, 사상 최고치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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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구리 수입 50% 관세” 충격파…구리 선물 13% 급등, 사상 최고치 경신

의약품 200% 관세 예고·반도체 관세 ‘이달 말’ 발표 임박
트럼프의 수입 구리 관세 50% 인상으로 '산업의 쌀'인 구리 가격 인상이 산업 전반에 가격 부담을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의 수입 구리 관세 50% 인상으로 '산업의 쌀'인 구리 가격 인상이 산업 전반에 가격 부담을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국제 구리 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리 수입 관세 50% 부과 발표로 급격한 충격을 받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각) 백악관 내각회의에서 “오늘 우리는 구리를 다룬다”면서 구리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리 선물 1968년 이후 최대 폭등


8일(현지 시각) FT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직후 미국 구리 가격이 급등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금속거래소에서 구리 선물 거래는 13% 이상 상승해 파운드당 5.50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1968년 이후 가장 높은 단일 가격 급등을 기록한 것이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사상 최고치인 파운드당 5.953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전날 대비 약 17% 상승한 것이다.

BMO의 원자재 분석가 헬렌 아모스(Helen Amos)는 "관세가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게 나왔다"면서 "가격이 여기서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50% 관세가 CME의 금속거래소에서 미국 가격이 런던 금속거래소의 글로벌 가격보다 50% 프리미엄으로 거래되어야 함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애리조나에 본사를 둔 구리 광산업체 프리포트-맥모란(Freeport-McMoRan)의 주가는 트럼프 발표에 5.6% 이상 급등했다. 이 회사는 북미·남미·인도네시아에서 구리와 금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업체 중 하나다.

칠레가 최대 공급국, 전체 수입의 65% 차지


미국 지질조사국(US Geological Survey)에 따르면 칠레는 미국에 정제된 구리를 가장 많이 공급하는 국가로, 전체 수입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캐나다가 17%, 멕시코가 9%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미국의 2018~2022년 구리 수입량 통계에서 최대 공급국은 64%를 차지하는 칠레이고, 캐나다가 18%, 멕시코가 11%로 뒤따랐다.

의약품 200% 관세 예고, 반도체도 이달 말 발표


트럼프 대통령은 구리 관세와 함께 의약품·반도체에 대한 관세도 예고했다. 그는 "곧 의약품에 대한 무언가를 발표할 것이다. 매우 높은 관세율, 200% 정도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의약품 관세는 즉시 시행되지는 않을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에게 (미국으로) 들어올 시간을 1년이나 1년 반 정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해외 제약회사들이 미국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할 시간을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CNBC와 한 인터뷰에서 "의약품과 반도체에 대해서는 이달 말까지 조사를 끝낼 계획"이라면서 "대통령이 직접 관세율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역확장법 232조 근거로 8월 1일 발효 예상


이번 관세 부과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다. 이 법은 특정 품목의 수입이 국가 안보를 위해한다고 판단될 경우 관세 등 적절한 조치를 통해 수입을 제한할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고 있다.

러트닉 상무장관은 "구리는 조사가 끝났다. 우리는 조사를 마쳤고 조사 결과를 대통령에게 넘겼다"고 말했다. 구리 관세는 7월 말이나 8월 1일에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철강과 알루미늄에 50%, 자동차에 25%의 품목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이번 구리 관세 50%는 기존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와 동일한 수준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상호관세 마감 시한과 관련해 "8월 1일부터 관세가 시작될 것이다. 연장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트루스소셜에서 밝혔다. 그는 전날 한국을 포함한 14개 교역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글로벌 구리 교역 현황과 가격 인상 전망


국제금속통계(Statista)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정제 구리 사용량은 2655만 톤을 기록해 2010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사용량은 글로벌 제조업, 건설, 전력망, 전기차·신재생에너지 인프라 확대에 따라 꾸준히 늘고 있다. 구리는 전기 배선·모터·변압기·충전 인프라 등 핵심 부품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구리 수입 50% 관세 발표 이후 가격 급등이 예상된다. 관세 충격 전인 2분기 평균 가격이 톤당 8300달러에서 연말 최고 1만50달러까지 가파른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일부 글로벌 리서치 기관에서는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전기차 한 대당 약 83달러, 전기버스 한 대당 최대 406달러의 비용 부담이 추가될 전망이다. 건설·산업용 케이블·변압기 등에도 유사한 단가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