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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류·신발업계, 아시아산 관세 직격탄 우려…“최대 40%까지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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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류·신발업계, 아시아산 관세 직격탄 우려…“최대 40%까지 부과”

지난해 12월 26일(현지시각) 미국 메인주 포틀랜드 해안가에서 쇼핑객들이 쇼핑백을 들고 걸어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12월 26일(현지시각) 미국 메인주 포틀랜드 해안가에서 쇼핑객들이 쇼핑백을 들고 걸어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최대 4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의류·신발 기업들의 공급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9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최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10여 개 국가에서 수입되는 섬유제품에 대해 25~40% 수준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이같은 조치에 따라 아시아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미국 소비재 브랜드들이 대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가 레이먼드제임스, 번스타인 등의 투자 리서치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나이키는 미국으로 들여오는 전체 제품의 43%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신발은 50%가 베트남, 27%가 인도네시아, 18%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포츠 의류는 베트남 28%, 중국 16%, 캄보디아 15%로 집계됐다. 나이키 측은 지난달 생산 배분을 재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루루레몬은 원단의 35%를 대만, 28%를 중국, 11%를 한국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완제품 생산은 베트남(40%)과 캄보디아·스리랑카·인도네시아(각 11%) 등이 주요 거점이다.

아메리칸이글은 생산의 대부분을 아시아에서 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중국산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애버크롬비 앤 피치는 지난해 베트남(35%), 캄보디아(22%), 인도(12%), 중국(7%)에서 주요 물량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랄프 로렌은 제품의 19%를 베트남, 15%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스케쳐스는 중국과 베트남에서 각각 40% 수준을 조달 중이다. 코치, 케이트스페이드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타페스트리는 지난 5월 실적발표에서 “전체 생산의 약 70%가 베트남·캄보디아·필리핀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의류와 신발 브랜드들은 수년 전부터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베트남,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으로 생산기지를 다변화해 왔지만 이번 미국의 관세 확대 조치는 이같은 전략마저 위협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인도네시아처럼 최근 들어 주요 생산기지로 떠오른 국가들이 포함된 점에서 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는 “이번 고율 관세는 아시아 의존도가 높은 미국 소비재 기업들에 단기적으로 공급망 교란과 원가 상승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