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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무원 긴축정책 "너무 멀리 갔나?"…소비 위축 역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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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무원 긴축정책 "너무 멀리 갔나?"…소비 위축 역효과

지방정부 과도한 집행으로 식음료업계 타격…마오타이 주가 14% 하락
베이징 "메스처럼 사용" 의도가 "큰 망치"로 변질…소비 진작 정책과 모순
중국 정부의 공무원 긴축정책이 지방정부의 과도한 집행으로 인해 소비 위축이라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정부의 공무원 긴축정책이 지방정부의 과도한 집행으로 인해 소비 위축이라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정부의 공무원 긴축정책이 지방정부의 과도한 집행으로 인해 소비 위축이라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속에서 내수 진작을 추진하는 베이징의 정책 목표와 상충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 북동부 한 공무원 왕씨는 "요즘에는 아무도 감히 목을 내밀지 않는다. 집에서만 먹는다"고 털어놨다. 열렬한 미식가였던 그는 연회에 들킬까 두려워 조카의 결혼식도 건너뛸 정도로 외식을 기피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지난 5월 중앙 정부가 공무원과 국영기업 직원들의 공식 리셉션에서 담배, 주류 및 "고급 요리"의 소비를 금지하는 더 엄격한 규칙을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공적 자금의 낭비와 부패 방지를 위한 조치였지만, 지역 당국들이 베이징에 대한 정치적 충성심을 보여주기 위해 훨씬 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면서 문제가 커졌다.

일부 지방정부는 직원들에게 매일 음주 측정기 검사를 받도록 강요하고, 공무원의 외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지역 식당에 보상을 제공하는 등 원래 규칙을 훨씬 뛰어넘는 조치를 도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이 사람들은 완전히 겁에 질려 있다. 사적으로 만날 때에도 우리는 커피숍 밖에 서 있다. 그들은 감히 커피를 마시지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최고의 바이지우 제조업체인 마오타이는 사치스러운 생활과 부패의 이미지에서 거리를 두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5월 중순 최고점에서 14% 하락했다. 또 다른 최고의 바이지우 증류업체인 우량예 이빈의 주가도 13% 하락했다.

이 캠페인은 민간 부문으로까지 번졌다. 베이징의 한 상업은행 직원은 고용주가 중앙정부의 지시에 따르기 위해 6월에 계획된 여러 회사 모임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나친 개입에 반발하려고 노력해왔다. 지난 6월 중앙정부는 긴축 정책의 경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개입했고, 국영 언론과 공산당 간행물들은 지방정부에 새로운 규칙을 자제력 있게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인민일보는 베이징의 긴축 조치가 낭비적이고 사치스러운 행동을 겨냥하기 위한 "메스"처럼 사용되도록 의도되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이를 "큰 망치"처럼 휘두르고 있다고 경고했다.

6월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 보고서에 따르면 긴축 캠페인이 지속된다면 정부 기관, 공공 부문 기관 및 기업의 지출이 업계 수익의 약 51.6%를 차지하기 때문에 중국 요식업 부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들 그룹의 지출이 10% 감소하면 요식업 매출이 5.2% 감소하고 중국 전체 소매판매가 0.6% 감소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2013년 정부 관료에 대한 긴축 정책을 처음 시행했을 때 그해 중국의 요식업 매출은 4.6%포인트 급격히 둔화된 바 있다.

노무라는 새로운 긴축 정책으로 인해 중국의 소매판매 성장률이 2025년 상반기 5.0%에서 하반기 3.1%로 둔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 관료와 국영기업 종사자는 중국 도시 노동력의 약 18%를 차지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