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디지털 광고 확대...WPP 매출 4.5% 줄고, 주가 43% 급락"
"메타·구글 광고 매출 신기록...세계 광고시장 1조 달러 시대"
"메타·구글 광고 매출 신기록...세계 광고시장 1조 달러 시대"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경제지 배런스는 WPP가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연간 매출도 3~5% 줄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전했다. 이 영향으로 WPP 미국 예탁증권(ADR)은 18% 하락했고, 올해 들어 누적 하락률은 43%에 이르렀다.
◇ AI와 디지털 광고, 전통 광고대행사 위협
광고업계에서는 "AI가 브랜드, 광고대행사, 플랫폼의 기존 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마케터(Emarketer) 애널리스트 제러미 골드먼은 최근 배런스와 인터뷰에서 "메타(페이스북), 틱톡, 구글, 아마존 등 주요 플랫폼이 AI 기반 셀프서브 광고 도구를 강화하면서, 브랜드가 외부 대행사에 맡기지 않고 직접 광고를 집행하는 일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WPP는 "AI를 위협이 아니라 창의성과 혁신을 높이는 도구로 본다"며 "복잡해진 디지털 환경에서 전략 조언, 통합 솔루션, 인간의 창의력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WPP는 최근 AI 기반 마케팅 운영 시스템 'WPP 오픈(Open)'을 도입해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 메타·구글 광고 매출 신기록...디지털 광고, 1조 달러 시대
올해 세계 광고시장은 처음으로 1조 달러(약 1373조5000억 원)를 넘을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디지털 광고가 75.2%(약 7770억 달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광고업계 조사기관 애비 메카(Abbey Mecca)는 "올해 세계 디지털 광고시장 규모가 약 8430억 달러(약 1157조69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지털 광고시장의 성장세는 빅테크 기업의 실적에서 두드러진다. 메타는 올해 1분기 광고 매출 413억9000만 달러(약 56조8200억 원)를 기록해 월가 기대를 웃돌았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같은 기간 광고 매출이 669억 달러(약 91조8500억 원)에 이르렀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최고경영자)는 지난 4월 실적 발표에서 "AI가 광고 타깃팅과 최적화에서 이미 사람보다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 광고산업 구조 변화와 업계 대응
광고업계에서는 "AI가 광고 효율과 개인화 수준을 크게 높이면서, 전통 광고대행사의 역할이 줄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미국 주요 광고대행사 주가도 올해 들어 모두 하락했다. 인터인터벌블릭그룹(IPG)은 12%, 오므니콤은 16%, 퍼블리시스 ADR은 1.7% 내렸다.
WPP의 조앤 윌슨(최고재무책임자)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WPP 미디어, 데이터·기술 부문에 선택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 줄리앙 로쉬는 "AI가 광고업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며 "광고대행사들이 살아남고 성장하려면 시간, 자본, 실행력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광고업계에서는 "AI가 광고 효율과 개인화 수준을 크게 높이고, 광고주가 직접 플랫폼을 활용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