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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없다는 일본, 핵무기 시나리오 첫 연습…81조 원 무기 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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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없다는 일본, 핵무기 시나리오 첫 연습…81조 원 무기 쇼핑

미국과 동아시아 핵 시나리오 훈련…6세대 스텔스기·항공모함으로 중국 견제
2022년 9월 8일, 일본 가고시마현 아마미오시마섬에 있는 육상자위대 기지에서 찰스 A. 플린 미 태평양 육군 사령관이 육상자위대 참모총장 요시다 요시히데 장군과 만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 9월 8일, 일본 가고시마현 아마미오시마섬에 있는 육상자위대 기지에서 찰스 A. 플린 미 태평양 육군 사령관이 육상자위대 참모총장 요시다 요시히데 장군과 만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동아시아 지역 군사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본이 미국과 함께 핵무기 사용 상황을 본격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도통신이 지난 26(현지시각) 보도한 내용과 유라시안타임스 기고문에 따르면, 일본은 중국·북한·러시아 위협에 맞서기 위해 핵우산 확대 전략을 높이는 동시에 역대 최대 규모 국방예산을 편성해 군사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 미군 핵우산 현실화…위기 상황 탁상훈련 실시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과 미국은 핵우산 확대에 관한 회담에서 비상사태 발생 시 미군 핵무기 사용 상황을 논의하고 있다고 양국 관계자가 밝혔다. 동맹국들이 이 문제를 다룬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일본을 보호하는 미국 핵우산을 강화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핵우산 확대 회담의 일환으로 양국은 동아시아 분쟁 발발과 미국 핵무기 사용 압력을 받는 상황을 전략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 차례 상황훈련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여론 관리 등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서 생기는 문제 조정 방법과 미국의 일본 정보 공유 범위 등을 검토했다.
원자폭탄 투하를 경험한 유일한 국가인 일본은 오랫동안 핵 없는 세계를 옹호해 왔다. 하지만 국방을 위해 미국 핵우산에 의존하기도 한다. 미국은 194586일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했고, 3일 후 제2차 세계대전 말기에 나가사키에 두 번째 원자폭탄을 투하했다.

2010년 핵우산 확대 회담이 만들어진 이래 외교와 국방 고위 관리들이 주도하는 고위급 논의가 1년에 한두 번 열렸다. 이 대화는 지난해 7월 중국 군사력 증강과 북한 미사일 및 핵 개발을 염두에 두고 동맹을 더 잘 조정하기 위해 도쿄에서 열린 사상 최초 장관급 회담으로 높아졌다.

지난해 12월에는 지역 안보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핵 방호를 포함한 핵우산 확대에 대한 첫 지침이 발표됐다. 외교 관계자는 이 지침이 양국 안보협정 제5조에 따라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일본이 취할 조치를 정했다고 전했다.

◇ 국방비 589억 달러…13년 연속 늘려 군사력 확충

일본은 군사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해 2025년 기록 국방예산을 승인했다. 전년 대비 9.4% 늘어난 87,000억 엔(589억 달러, 815,600억 원)으로 13년 연속 늘어났다. 이는 일본이 지난 202212월 발표한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에 따라 2027년까지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 2%까지 늘리겠다는 목표의 일환이다.

유라시안타임스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이 지난 7월 초 발표한 '일본 방위 2025' 백서는 태평양 군사 균형이 중국에 유리하게 기울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백서는 러시아, 중국, 북한을 주요 지역 안보 위협으로 지목하며, 미중 전략 경쟁 고조와 중국-대만 간 군사 균형이 중국에 유리하게 급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대만 통일을 추구하기 위해 특히 공중, 해상, 상륙 능력에서 군사력을 키우고 있다. 태평양에서 중국 군함 주둔은 꾸준히 늘어났으며, 대만과 인접한 일본 요나구니 섬 사이 해역을 포함해 지난 3년 동안 일본 남서부 앞바다를 지나는 빈도가 3배로 늘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우선순위 사업에는 새로운 통신위성, 지상 및 해상 발사 12형 대함미사일과 같은 원거리 무기, 섬 방어용 초고속 활공 발사체, 잠수함 발사 미사일 개발 등이 포함됐다. 또한 F-35A 전투기용 콩스버그 합동타격미사일, 구축함 무장용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F-15 전투기용 장거리 합동 공대지 원거리 미사일 도입도 추진된다.

일본은 영국·이탈리아와 함께 차세대 6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공동 개발하는 세계 전투항공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 전투기는 2035년까지 배치될 예정이며 잠재적으로 다른 자율 항공기를 조종할 수 있는 유인 체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항공자위대는 약 50,000명 규모로 약 750대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전투기는 320대다.

특히 일본은 이즈모급 구축함 2척을 F-35B 발사 능력을 갖춘 항공모함으로 바꾸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는 일본이 제2차 대전 이후 처음으로 항공모함을 보유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린젠은 일본 방위백서가 "중국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받아들이고 이른바 중국 위협을 부각한다"고 비판하며 중국 군사 활동을 "합법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반박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