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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파이 한 조각이 촉발한 '중국 샘스클럽 논란'… 중산층 감성 '불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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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파이 한 조각이 촉발한 '중국 샘스클럽 논란'… 중산층 감성 '불쾌'

美 회원제 대량 소매업체, "연회비 내고 편의점 물건 사나" 불만 폭주
충성 고객 "샘스클럽 품질 기준 하락 우려"… 소셜 미디어 통해 불매 운동 조짐까지
월마트와 샘스 클럽 매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월마트와 샘스 클럽 매장. 사진=로이터
월마트가 소유한 미국 회원제 대량 소매업체 샘스클럽(Sam's Club)이 중국 중산층의 요구에 가장 잘 부응하는 외국 슈퍼마켓 중 하나로 오랫동안 여겨져 왔지만, 최근 국산 초콜릿 파이 입고 논란으로 프리미엄 이미지가 흔들리고 있다. 이는 충성도 높은 회원층의 심기를 건드리며, 샘스클럽이 중국 시장을 잘못 읽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촉발했다고 27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매년 수백만 명의 중국 도시 가정이 스카치 위스키, 칠레산 말린 자두, 미국과 호주산 냉장 쇠고기와 같은 전 세계적으로 엄선된 고품질 제품을 즐기기 위해 260위안(약 4만 9천 원)의 연회비를 지불하며 샘스클럽을 이용해 왔다. 이러한 제품 선택은 중국 중산층의 '세계화된 소비' 감성을 상징해 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 샘스클럽 매장에서 48개 한 팩에 49.9위안(약 9,500원)이라는 저렴한 국산 초콜릿 파이가 진열대에 오르면서 이러한 '프리미엄 이미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문제의 파이는 저렴한 가격으로 유명하며, 중국 동네 편의점이나 모퉁이 상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품목이다. 하지만 건강과 품질을 중시하는 많은 중국 중산층 쇼핑객들이 '괜찮은' 또는 '프리미엄'이라고 생각하는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선전에 본사를 둔 외국 회사의 운영 이사이자 샘스클럽 프리미엄 회원인 웬디 리우(Wendy Liu)는 이번 사건으로 샘스클럽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리우는 "이 초콜릿 파이는 방아쇠일 뿐이다. 진짜 우려는 공급업체 품질에 대한 샘스클럽의 기준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망한 많은 회원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샘스클럽의 제품 큐레이션에 의문을 제기하며 "나는 모퉁이 상점에서 구할 수 있는 물건을 사지 않기 위해 연간 260위안을 지불한다"고 같은 불만을 공유했다.

일부 회원들은 더 나아가 샘스클럽의 미국 본사에까지 불만을 제기했다. 이 사건은 중국의 주요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빠르게 주목받았고, 관련 주제는 수천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광범위한 공개 토론을 촉발시켰다.

초콜릿 파이는 샘스클럽의 온라인 플랫폼에서 철수되었지만, 소비자들은 매장 진열대에 점점 더 많은 국내 저가 스낵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이는 소매업체가 원래의 '가치 제안'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한 사용자는 웨이보에 "이 국내 브랜드는 괜찮고 나도 사는데, (그것은) 글로벌 회원제 슈퍼마켓이 아닌 저예산 편의점에 속한다"고 썼다.

월마트 차이나 웹사이트에 따르면 샘스클럽은 "차별화된 제품, 독특한 쇼핑 경험, 멤버십 혜택을 제공하여 회원들에게 양질의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차별화 전략의 핵심에 선택을 두고 강력한 글로벌 소싱 리소스와 품목 중심 접근 방식을 활용하여 고품질 상품과 독점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열망적이고 품질에 민감한 '중산층 라이프스타일 클럽'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육성하는 이러한 샘스클럽의 접근 방식은 중국에서 많고 충성도 높은 추종자를 확보하는 데 기여해 왔다. 월마트가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샘스클럽의 중국 시장 매출은 지난해 1천억 위안(약 19조 원)을 넘어섰고, 회원 수는 500만 명을 넘어섰다.

2020년부터 샘스클럽은 중국에서의 확장을 가속화하여 매년 5~6개의 새로운 매장을 오픈하고 있으며, 올해는 전국적으로 7개의 새로운 샘스클럽 매장 채용 공고를 내는 등 확장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여러 국제 브랜드에서 근무한 베테랑 홍보 전략가이자 상하이에 본사를 둔 만다린 커뮤니케이션(Mandarin Communication)의 리 이신(Li Yixin) 설립자는 샘스클럽이 중국의 작은 도시에 새로운 매장을 오픈하고 있으며, 이는 덜 번영하는 지역의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위해 더 많은 국내 대중 시장 브랜드를 채택하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 이신은 "이번 사건은 중국 중산층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못 읽은 것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샘스클럽 프리미엄 회원이기도 한 그는 "경기 둔화와 소비 하향 조정 상황에서도 중국 중산층 쇼핑객은 샘스클럽에 그렇게 '싸구려'가 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즉, 샘스클럽의 지지 자체만으로는 국내 브랜드가 반드시 이 인구 통계에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