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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한 명당 연 69만 원 준다…중국의 절박한 인구 대작전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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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한 명당 연 69만 원 준다…중국의 절박한 인구 대작전 통할까?

세계 2위 경제대국도 못 막은 '아기 소멸'…골드만삭스 "현금으로는 한계"
인구 감소 속에 안후이성 허페이의 한 병원에서 신생아가 태어난 후 체중을 재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구 감소 속에 안후이성 허페이의 한 병원에서 신생아가 태어난 후 체중을 재고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이 심각한 인구 감소 문제 해결을 위해 파격적인 현금 지원책을 내놓았다. 지난 26(현지시각) 배런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중앙정부는 내년부터 3세 미만 아동 1명당 해마다 3600위안(69만 원)의 육아 보조금을 전국에서 지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3년 연속 인구 감소를 기록하면서 나온 최초의 국가 차원 직접 지원책이다. 지난해 중국의 출생아 수는 954만 명으로 2016년 약 1900만 명에서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추산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1명당 명목 소득은 13687달러(1880만원)에 불과해 해마다 지원금이 소득의 3.7% 수준에 이른다.

◇ 골드만삭스 "해마다 14조 원 소요, 성장 효과는 미미"


골드만삭스는 이 프로그램의 총비용을 안정한 상태에서 해마다 약 1000억 위안(192200억 원)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국내총생산(GDP)0.1% 미만 수준이다. 보조금은 내년 1월 이전에 태어나 아직 3세 미만인 아동에게도 소급 적용되기 때문에 골드만삭스는 내년 하반기에 2500억 위안(48조 원) 규모의 추가 지출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 분석가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국제 경험에 따르면 이런 규모의 프로그램은 출산율을 크게 끌어올리지 못할 수도 있다""내년 말 GDP가 약 0.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이후 빠르게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중화권 경제학자 미셸 람은 이 조치의 규모는 "미미"하지만 "사고방식의 변화와 앞으로 추가 경기 부양책의 길을 여는 신호"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 젊은 세대 "비용 대비 효과 의문"


정작 정책 대상인 젊은 세대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항저우에 사는 28세 마케팅 분석가 류웬은 "정부가 노력하는 건 알지만 제 마음을 바꾸기에는 부족하다""여기서 아이를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기저귀와 분유뿐만이 아니라 학교, , 그리고 우리 자신의 직업까지 포함된다"고 말했다.

상하이에 사는 32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장 루이도 "아직 학자금 대출을 갚고 계약금을 모으려고 애쓰고 있다""지금 어떻게 아기 생각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일부 지방정부들은 이미 더 파격한 지원에 나섰다. 내몽골 자치구 후허하오터는 올해 초 둘째 자녀 출산 시 5만 위안(960만 원), 셋째 자녀 출산 시 10만 위안(1920만 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톈먼은 2023년 보조금 지급을 시작한 후 출산율 감소세가 일시 반전된 반면, 판즈화는 감소세만 완화하는 데 그쳤다.

◇ 구조적 문제 해결 과제 남아


전문가들은 재정 인센티브만으로는 근본적인 사회 추세를 반전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중국의 혼인율은 지난해 거의 5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많은 젊은이들이 직업 불안정과 높은 주택 가격,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육체적 탈진 상태를 육아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이유로 꼽고 있다.

리창 총리는 지난 3월 정부 업무 보고에서 보육 서비스를 확대하고 근로 가정의 부담을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세부 사항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유엔 전망에 따르면 중국의 인구는 2050년까지 13억 명으로, 2100년까지는 8억 명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 출산율이 의미있게 회복되지 않으면 중국 경제의 미래는 위축되는 기반 위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