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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미래 만든다’, 유럽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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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미래 만든다’, 유럽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2,000억 유로 투자로 글로벌 AI 게임의 판을 바꾼다”
‘AI 기가팩토리’ 구축…글로벌 AI 경쟁 본격화
2025년 2월 5일 영국 런던 올림피아에서 열린 AI 및 빅데이터 엑스포 2025에 전시된 EU 인공지능(AI) 법 사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2월 5일 영국 런던 올림피아에서 열린 AI 및 빅데이터 엑스포 2025에 전시된 "EU 인공지능(AI) 법" 사본. 사진=로이터
유럽연합(EU)이 지난해 2월 발표한 ‘InvestAI’ 정책을 바탕으로 2,000억 유로(319조 원)를 인공지능(AI) 산업에 대규모 투자하기로 했다. 유럽 전역에 네 곳의 AI 기가팩토리를 설립해 각 공장마다 10만 개가량의 최첨단 AI 칩을 탑재, 누구나 쉽게 대형 AI 모델을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EU 집행위원회는 초기 자금 200억 유로(298,000억 원)를 투입하며, 공공과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해 투자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금융기관 UBS는 이 투자로 유럽 전체 AI 컴퓨팅 역량이 15% 이상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29(현지시각) 오픈툴즈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 16개 회원국 60개 지역에서 총 76건의 사업 제안서가 유럽집행위에 접수됐다. 민간 기업의 투자 의향 규모만 2,300억 유로(367조 원)를 넘는다. 참여 기업은 클라우드 서비스, 데이터센터 운영, 통신사, IT기업 등 다양하다. EU 기술주권 담당 헨나 비르꾸넨 부집행위원은 유럽 내 뛰어난 연구기관과 기업들이 AI 개발에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성을 보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EU 집행위는 이 사업을 ‘AI 분야의 CERN’이라 부르며, 스타트업과 연구기관도 자유롭게 활용하는 혁신 플랫폼으로 만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I 기가팩토리의 도입으로 의료, 바이오, 기후과학, 로봇공학 등 다양한 산업에서 데이터 혁신이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투자가 AI 인프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신기술 일자리 창출과 스타트업 육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막대한 투자 자금 확보, 데이터 보호 강화, 사이버 보안, 친환경 데이터센터 구축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관련 업계는 미국과 중국 같은 AI 선도국과 경쟁하려면 정부와 민간이 지속해서 협력하고, AI 기술 표준과 윤리 지침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EUAI 기가팩토리를 중심으로 유럽 전역에 첨단 기술 생태계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공장 후보지 선정과 관련 정책 정비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한편, ‘AI 분야의 CERN’은 스위스에 위치한 세계적인 과학 연구기관인 CERN처럼, 모든 기업과 연구자가 자유롭게 참여해 AI 기술을 연구하고 혁신을 이루는 열린 공간을 뜻한다. 이를 통해 대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 대학, 연구자 등이 함께 AI 경쟁력을 높이는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취지다.

이같이 유럽연합의 AI 기가팩토리 구축 사업은 세계 AI 선두권 도약과 기술 주권 확보를 위한 전략적 도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