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3대 완성차 제조업체 가운데 하나인 포드자동차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강도 관세 정책으로 20억 달러(약 2조6400억 원)의 비용 부담을 지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포드는 일본산 자동차가 최대 1만달러(약 1320만원) 더 저렴하게 미국 시장에서 판매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의미 있는 가격 우위가 일본 입자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각)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포드의 순 관세 비용은 20억 달러로 지난 분기의 15억 달러(약 1조9800억 원) 전망보다 5억 달러(약 6600억 원) 증가했다”고 말했다.
팔리 CEO는 “관세 정책은 단기 비용 증가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인 사업 방식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제 유럽, 북미, 아시아는 사실상 각각 독립된 지역 비즈니스처럼 작동하고 있으며 관세가 이 같은 지역 분할을 고착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 “토요타가 포드보다 1320만원 싸”…환율·노동비 차이도 부담
팔리 CEO는 이날 블룸버그와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일본 관세 인하 조치가 경쟁 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췄다.
팔리는 “미시간주에서 생산된 포드 브롱코는 일본에서 생산된 토요타 4러너보다 최대 1만 달러(약 1320만 원) 비쌀 수 있다”며 “이러한 차이는 관세 외에도 일본의 낮은 인건비, 우호적인 환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또 켄터키에서 생산된 포드 이스케이프는 일본산 토요타 라브4보다 약 5000달러(약 660만 원) 더 비싸게 책정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 포드 “저가 경쟁은 지양”…타격 최소화 협상 중
팔리 CEO는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해 관세 비용을 최소화하려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완전한 해소는 어렵다”며 “포드는 저가 시장에서 정면 경쟁하기보다는 프리미엄 제품과 차별화된 전략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팔리는 지난 2월에도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한 25% 관세는 한국과 일본 기업들에 ‘뜻밖의 기회’가 되고 있다”며 "관세가 몇 주만 유지돼도 수익에 수십억달러 규모의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포드의 주가는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1.6% 하락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9.8% 상승한 상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