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시아산 원유에 '직격탄'…인도·중국 흔드는 43조 원 무역 '폭풍'"
인도 "수입 멈출 수 없다"…중국과 미국 간 에너지·무역 전쟁 ‘불붙나’
인도 "수입 멈출 수 없다"…중국과 미국 간 에너지·무역 전쟁 ‘불붙나’

◇ 인도, 러시아산 원유 수입 38%…미국, 관세 25%·추가 벌금 부과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산 원유를 꾸준히 들여오고 있던 인도에 25% 관세를 물렸고, 원유 구매 '벌금'도 추가로 내도록 했다. 인도는 그동안 전체 원유 수입의 약 38%를 러시아에 기대왔다. 인도 정부는 "수입을 끊을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인도 국영 정유회사는 러시아산 원유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정부 자료와 업계 손꼽히는 관계자에 따르면, 인도는 2021년 2억5000만 달러(약 3474억 원) 규모에 머물던 러시아 원유 수입이 2022~2023년에는 310억 달러(약 43조 원)로 10배 이상 뛰었다.
러시아산 원유를 가장 많이 들여가는 나라는 중국(47%)이고, 그다음이 인도(38%)다. 유럽연합과 튀르키예도 각각 6%씩 들여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자금을 마련하는 '핏줄'이라는 점에서 미국이 다시금 강경책을 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전 바이든 행정부는 인도와 중국의 수입을 차단하려다 국제 유가가 크게 오른 뒤 미국 내 기름값까지 뛰는 것을 꺼려 직접 제재를 미뤘다고 업계에서는 이야기한다.
◇ '중국까지 타격' 예고…100% 수입세 검토, 무역다툼 우려 높아져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에 이어 중국에까지도 경고를 날렸다.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중국과 만나 "계속 러시아 원유를 사들일 경우 최대 100% 수입세라는 큰 '벌금'이 보일 수 있다"고 전했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 의회가 러시아와 원유 거래하는 모든 나라에 최대 500%까지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당국은 거세게 반발했다. "에너지 자립권은 결코 양보할 수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 사이 물자·광물 등 무역 갈등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 러시아 경제, 지난해 4.1% 성장…제재 효과 제한적
한편 세계 주요 연구기관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러시아가 각국의 제재에도 2023년 3.6%, 지난해 4.1%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유럽연합과 주요 7개국이 에너지 수출을 틀어막았지만, 중국·인도·튀르키예 등으로 원유 수출길을 돌리며 충격을 줄였기 때문이다. IEA 분석을 보면, 유럽연합이 러시아 원유 수입을 87% 줄이는 사이 인도가 111%, 중국도 26%나 가져가는 양을 불렸다.
시장에선 미국이 본격적으로 2차 제재를 펼칠 경우 러시아 수입이 빠르게 줄 수 있으나, 국제 유가 변동과 세계 경제 혼란, 무역 다툼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