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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성장에도 “미국 젊은 세대 아메리칸 드림 실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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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성장에도 “미국 젊은 세대 아메리칸 드림 실현 어렵다”

학력 따라 벌어지는 고용 격차, ‘아메리칸 드림’ 실현 벽으로
‘대졸 여성 73%가 전일제 근무’…비대졸 여성은 취업 난항
일자리·결혼·내 집 마련 모두 젊은 세대에 갈수록 먼 꿈
미국 주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보이지만, 젊은 세대가 직장, 결혼, 내 집 마련이라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미지=마이크로소프트 디자이너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주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보이지만, 젊은 세대가 직장, 결혼, 내 집 마련이라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미지=마이크로소프트 디자이너
미국 주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보이지만, 젊은 세대가 직장, 결혼, 내 집 마련이라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 전체 국내총생산(GDP)는 최근 10여년 꾸준히 늘어 올해 약 291800억 달러(4396조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젊은층의 부 증가는 상대적으로 주춤했다. 미 연방준비제도 자료와 최근 분석에 따르면 40세 미만 가구의 평균 자산은 2019174000달러(24000만 원)에서 2023259000달러(35000만 원)4년 만에 49% 늘기는 했지만, 같은 기간 상위 10%가 전체 부의 약 66%를 차지하는 등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1970년대생은 1950~60년대생보다 같은 나이에서 가진 재산이 6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악시오스(Axios)가 싱크탱크 써드 웨이(Third Way)와 함께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특히 25~44세 여성 고용에서 학력에 따른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난다고 지난 3(현지시각) 전했다.

자료에 따르면, 대학을 졸업한 여성의 전일제 취업 비율은 20년 전 64%에서 올해 73%로 꾸준히 늘었다. 반면 대학 졸업장이 없는 여성은 50%대 초반에서 53%로 거의 변하지 않았다.
써드 웨이 경제 프로그램 부국장 커런 맥스위건은 대학 학위가 있으면 유급 휴가와 근무 시간 조정이 가능한 직장을 얻기 쉽지만, 그렇지 않으면 저임금·불규칙 환경을 벗어나기 힘들다고 밝혔다. 실제 대학 졸업 여성의 절반이 유급 가족휴가를 누리는 반면, 비대졸 여성은 38%에 불과하다.

또한, 원격근무 확산 시대에도 변화는 대졸 이상에서만 뚜렷했다. 대졸 어머니의 전일제 근무율은 200457%에서 올해 68%로 크게 올랐지만, 비대졸 어머니는 거의 변화가 없다. 미국은 가족휴가나 병가를 전국적으로 법제화하지 않아, 취업 혜택이 학력에 따라 더욱 달라지고 있다.

노동시장도 젊은층에 녹록지 않다. 전체 실업률이 낮은 가운데 채용 공고수도 함께 줄고 있고, 월가에서는 인공지능 도입 등으로 인건비를 아끼는 추세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흐름은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들에게 더욱 불리하게 작용한다.

결혼과 주택시장의 벽도 높다. 미국 결혼률과 이혼률은 줄고 있고, 올해는 30년 만에 주택 거래가 가장 저조할 전망이다. 주택 공급은 부족하고 금리·가격은 계속 오르면서 내 집 마련은 현실에서는 먼 얘기가 됐다. 자가 보유자는 자산 가치가 올랐지만, 무주택자는 마음의 벽만 실감하는 실정이다.

이처럼 아메리칸 드림’ 3대 요소인 취업, 결혼, 내 집 마련 모두가 어려워지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젊은 세대가 하얀 울타리 집문턱에서 꿈만 바라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취업과 결혼, 주택을 모두 갖춘 이들이 삶의 만족도나 소득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도 끊이지 않는다.

악시오스와 써드 웨이의 분석을 종합하면, 학력에 따라 삶의 기회마저 갈라지는 현상이 미국의 젊은 세대에 더 뚜렷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