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따라 벌어지는 고용 격차, ‘아메리칸 드림’ 실현 벽으로
‘대졸 여성 73%가 전일제 근무’…비대졸 여성은 취업 난항
일자리·결혼·내 집 마련 모두 젊은 세대에 갈수록 먼 꿈
‘대졸 여성 73%가 전일제 근무’…비대졸 여성은 취업 난항
일자리·결혼·내 집 마련 모두 젊은 세대에 갈수록 먼 꿈

통계에 따르면, 미국 전체 국내총생산(GDP)는 최근 10여년 꾸준히 늘어 올해 약 29조 1800억 달러(약 4경 396조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젊은층의 부 증가는 상대적으로 주춤했다. 미 연방준비제도 자료와 최근 분석에 따르면 40세 미만 가구의 평균 자산은 2019년 17만4000달러(약 2억 4000만 원)에서 2023년 25만 9000달러(약 3억 5000만 원)로 4년 만에 49% 늘기는 했지만, 같은 기간 상위 10%가 전체 부의 약 66%를 차지하는 등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1970년대생은 1950~60년대생보다 같은 나이에서 가진 재산이 6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악시오스(Axios)가 싱크탱크 써드 웨이(Third Way)와 함께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특히 25~44세 여성 고용에서 학력에 따른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난다고 지난 3일(현지시각) 전했다.
자료에 따르면, 대학을 졸업한 여성의 전일제 취업 비율은 20년 전 64%에서 올해 73%로 꾸준히 늘었다. 반면 대학 졸업장이 없는 여성은 50%대 초반에서 53%로 거의 변하지 않았다.
또한, 원격근무 확산 시대에도 변화는 ‘대졸 이상’에서만 뚜렷했다. 대졸 어머니의 전일제 근무율은 2004년 57%에서 올해 68%로 크게 올랐지만, 비대졸 어머니는 거의 변화가 없다. 미국은 가족휴가나 병가를 전국적으로 법제화하지 않아, 취업 혜택이 학력에 따라 더욱 달라지고 있다.
노동시장도 젊은층에 녹록지 않다. 전체 실업률이 낮은 가운데 채용 공고수도 함께 줄고 있고, 월가에서는 “인공지능 도입 등으로 인건비를 아끼는 추세”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흐름은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들에게 더욱 불리하게 작용한다.
결혼과 주택시장의 벽도 높다. 미국 결혼률과 이혼률은 줄고 있고, 올해는 30년 만에 주택 거래가 가장 저조할 전망이다. 주택 공급은 부족하고 금리·가격은 계속 오르면서 내 집 마련은 현실에서는 먼 얘기가 됐다. 자가 보유자는 자산 가치가 올랐지만, 무주택자는 ‘마음의 벽’만 실감하는 실정이다.
이처럼 ‘아메리칸 드림’ 3대 요소인 취업, 결혼, 내 집 마련 모두가 어려워지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젊은 세대가 ‘하얀 울타리 집’ 문턱에서 꿈만 바라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취업과 결혼, 주택을 모두 갖춘 이들이 삶의 만족도나 소득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도 끊이지 않는다.
악시오스와 써드 웨이의 분석을 종합하면, 학력에 따라 삶의 기회마저 갈라지는 현상이 미국의 젊은 세대에 더 뚜렷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