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전 세계 관심사로 부상한 한화오션 잠수함 제조역량...카니 총리 30일 거제 조선소 방문

글로벌이코노믹

전 세계 관심사로 부상한 한화오션 잠수함 제조역량...카니 총리 30일 거제 조선소 방문

61조원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2035년 4척 조기 인도' 승부수…독일과 최종 경쟁
세계 최초 리튬이온+AIP 동시 탑재 KSS-III 배치-II, 3주 이상 잠항 가능
KSS III 배치 II는 리튬 이온 배터리, 6개의 533mm 튜브, 장거리 타격을 위한 10개의 VLS를 갖춘 4000톤급 AIP 잠수함. 사진= 한국 국방부/한화오션.이미지 확대보기
KSS III 배치 II는 리튬 이온 배터리, 6개의 533mm 튜브, 장거리 타격을 위한 10개의 VLS를 갖춘 4000톤급 AIP 잠수함. 사진= 한국 국방부/한화오션.
한화오션이 600억 캐나다달러(613900억 원) 규모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에서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와 마지막 경쟁을 벌이며 빠른 납기 일정을 앞세워 공세를 펴고 있다.

미국 방산 전문매체 아미 레코그니션(Army Recognition)은 지난 29(현지시간) 한화오션이 2026년 계약 체결 때 2035년까지 4척을 인도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아 독일과 노르웨이 연합을 압박한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오타와 시티즌도 같은 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30일 한화오션 거제 조선소를 찾아 장보고-III 배치-II(KSS-III) 잠수함 생산 현장을 둘러본다고 전했다.

2032년 첫 인도, 독일보다 2년 앞당겨


아미 레코그니션과 캐나다 오타와 시티즌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2026년 계약 체결 때 2032년 첫 잠수함을 인도하고, 이후 해마다 1척씩 건조해 2035년까지 4, 2043년까지 12척 전량을 캐나다에 넘기겠다고 제안했다. 반면 독일 TKMS2034년 첫 인도, 2036년 두 번째 인도를 예상해 한화오션이 2년쯤 빠른 일정을 제시했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8월 말 12척 규모 차세대 북극 작전용 잠수함 공급업체로 한화오션과 독일·노르웨이 연합을 마지막 후보에 올렸다. 캐나다는 1998년 영국에서 들여온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이 2035년까지 퇴역할 예정이어서 대체가 시급하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노후화한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2035년 이전에 완전히 퇴역시킬 수 있어 유지보수 비용 10억 캐나다달러(1조 원)를 아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오션은 배브콕 캐나다와 독점 지원 계약을 맺고, 캐나다 현지 35개 기업과 협력망을 짜며 수주 총력전을 편다.

세계 처음 리튬이온 전지+AIP 동시 탑재…3주 이상 잠항 가능


한화오션이 제안한 KSS-III 배치-II는 지난 22일 거제 조선소에서 1번함 장영실함 진수식을 했다. 내셔널 시큐리티 저널은 30일 이 잠수함이 리튬이온 전지와 공기불요추진(AIP) 시스템을 동시에 탑재한 세계 첫 재래식 잠수함으로, "재래식 잠수함 가운데 가장 긴 수중 버팀 능력"을 제공한다고 보도했다.

아미 레코그니션에 따르면 KSS-III 배치-II는 수상 배수량 3600, 수중 배수량 4000톤으로 전장 89.4m, 9.7m, 흘수 7.6m. 밀어붙이는 장치는 MTU 12V 4000 U83 디젤 엔진 3기와 범한 연료전지 AIP, 리튬이온 전지를 함께 실었다. 한국 측은 수중 속도 20노트, 수상 항속거리 18500km를 제시했다.

무장은 533mm 어뢰발사관 6문에 K-761 중어뢰와 C-Star 대함미사일을 달며, 수직발사관(VLS) 10개에 현무-4-4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싣는다. 재래식 잠수함으로는 드물게 탄도미사일 발사 능력까지 갖춰, 한국의 '한국형 대량 응징·보복' 억제 전략에서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독일 TKMS가 제안한 Type 212CD는 전장 73m, 배수량 약 2800톤급으로 KSS-III보다 작으나, 은밀함에 최적화한 설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연동 전투 시스템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독일과 노르웨이는 현재 212CD 잠수함 6척을 공동으로 건조하며, 노르웨이는 2029년 첫 인도를 예상했다.

산업 협력·전략 동맹 놓고 '아시아 대 유럽' 저울질


오타와 시티즌에 따르면 양측 모두 캐나다에 상당한 경제 이익을 제시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독일이 봄바디어 제트기를 사고 캐나다 우주 시스템도 들여올 수 있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철강을 한국 해군과 상업 조선에 쓰고, 액화천연가스(LNG), 핵심 광물, 항공우주 산업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아미 레코그니션은 한화 임원들이 유럽은 안보 압박이 줄어들면 국방 예산을 줄일 수 있으나, 한국은 북한의 계속되는 위협 탓에 생산 라인과 유지보수 바탕이 안정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반면 독일과 노르웨이는 NATO 상호운용성과 유럽 방위 파트너십을 강조하며 국바부장관들이 협상에 직접 나섰다.

업계에서는 한국 잠수함을 고르면 캐나다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경제 강국과 동맹을 맺는다는 전략 메시지를 보낸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타와 시티즌은 이번 선택이 중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영향력 확대에 맞서는 전략 대응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 방산, 세계 4대 수출국 도약의 갈림길


내셔널 시큐리티 저널에 따르면 한국은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 집계 기준 세계 10위 무기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폴란드는 2022년 한국과 220억 달러(314000억 원) 규모 방산 계약을 맺어 K2 전차, 자주포, FA-50 훈련기를 샀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더 낮은 비용으로 내놓을 수 있는 산업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캐나다는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앞으로 1년 안에 마지막 사업자를 정할 방침이다. 데이비드 맥귄티 캐나다 국방장관은 "시기에 맞춘 인도, 상호운용성, 북극 같은 캐나다 우선순위에 따른 활용, 그리고 캐나다에 돌아올 산업 혜택이 고르는 데 핵심"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선택이 NATO 회원국인 폴란드의 오르카 프로젝트 같은 다른 잠수함 사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