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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월가, 트럼프 '노동통계국 국장 해임'에 경제통계 신뢰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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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월가, 트럼프 '노동통계국 국장 해임'에 경제통계 신뢰성 우려

JP모건 경고 "연준 정치화보다 더 위험"…인플레이션 데이터 조작 우려 현실화
JP모건 본사 사옥/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JP모건 본사 사옥/사진=로이터
미국 경제 통계 신뢰성을 둘러싼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노동통계국(BLS) 국장을 해임한 결정을 두고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이 경제 데이터 정확성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JP모건은 지난 4(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노동통계국 국장 에리카 맥엔타퍼(Erika McEntarfer)를 해고하겠다고 밝힌 조치를 두고 "위험한 선례"라며 통화정책과 금융 안정, 경제 전망에 심각한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 노동통계국장 윌리엄 비치(William Beach)도 이번 조치가 "위험한 선례"가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JP모건은 "연준이 정치화될 위험은 지난 몇 달 동안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데이터 수집 과정을 정치화할 위험을 간과하면 안 된다""연착륙에 비유하자면, 결함 있는 계기판을 갖는 것은 맹목적으로 당파성을 띤 조종사를 갖는 것만큼 위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민간 빅데이터, 연방통계 대체 한계 뚜렷


JP모건 분석가들은 민간 부문 '빅 데이터'가 고품질 연방 통계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일각의 기대감을 일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부문 보고서는 "전국을 대표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기 때문에" 거의 모든 경우에 이런 지표들이 연방 데이터를 기준으로 삼는다고 JP모건은 설명했다. 개인 데이터 제공업체 시장 점유율이 조금만 바뀌어도 경제 신호가 왜곡될 수 있으며, 이는 연방 데이터가 피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JP모건은 또한 노동통계국이 산출한 인플레이션 수치에 의존하는 21000억 달러(2910조 원) 규모의 국채물가연동채권(TIPS)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분석가들은 "이 데이터 정확성은 적어도 고용 데이터만큼 중요하다""겉보기에 무해한 기술 변화도 중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유럽 통합소비자물가지수(HICP) 개념을 사용해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계산하면 연간 인플레이션을 약 20bp(베이시스포인트) 줄일 수 있다"는 사례를 들어 데이터 산출 방식 변경의 영향을 설명했다.

◇ 연준 이사회 구성 변화도 가속화


같은 날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총재도 사임을 발표했으나, JP모건은 노동통계국 변화가 더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쿠글러 총재는 연준 이사회 7명 중 한 명으로 금리 결정에 참여하는 핵심 인물이지만 그녀의 임기는 원래 올해 1월에 끝날 예정이었다. 민주당 성향인 쿠글러 총재는 공화당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가을까지 임기가 남아 있어도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JP모건 분석가들은 "사임하기 전에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후임자를 위한 인터뷰 절차가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따라서 그녀의 사임은 그 과정을 약간 앞당길 수 있지만, 최종 상태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JP모건은 다음달 12일 발표될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와 동시에 새로운 노동통계국장이 취임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