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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투자 긴급점검…월가 전문가 '버블 붕괴'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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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투자 긴급점검…월가 전문가 '버블 붕괴' 경고

"상장 후 7차례 시총 절반 폭락…1990년대 닷컴 버블 재현 우려도 나와"
인공지능 열풍으로 급성장한 엔비디아가 주식시장을 뒤흔들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 열풍으로 급성장한 엔비디아가 주식시장을 뒤흔들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인공지능 열풍으로 급성장한 엔비디아가 관세 정책보다 더 큰 주식시장 위험요소로 떠올랐다는 지적이 나왔다. 배런스는 지난 4(현지시각) 루이 가브 가베칼 투자조사업체 대표가 고객 보고서를 통해 "수천억 달러 규모 인공지능 투자가 실패할 가능성이 시장에 더 큰 위험"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가브 대표는 2022년 챗GPT가 나온 뒤 미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23조 달러(31800조 원)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과 유럽, 영국 주식시장을 합친 규모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 인공지능 투자, 국내총생산 11%까지 늘어


현재 인공지능 관련 투자는 국내총생산의 약 11%까지 늘어났다고 가브 대표는 말했다. 이는 1999년 기술 붐 때만큼 심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1990년대 7년 동안 투자 지출은 국내총생산의 8%에서 11.5%로 늘어났고, 당시에도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기업들이 컴퓨터와 인터넷망, 전자상거래에 계속 돈을 쓸 것이라고 봤지만, 결국 지출이 멈추면서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이번에는 인공지능 중심 투자가 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같은 기존 자산이 적던 기업들이 자산이 많이 드는 기업으로 바뀌고 있다. 엔비디아가 이런 변화에서 가장 큰 혜택을 봤다.

가브 대표는 반도체 장비 업체들의 최근 실적 부진이 앞으로 생길 문제를 미리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봤다. 도쿄일렉트론은 지난주 엔비디아 같은 최첨단 칩 전망은 여전히 좋다고 했지만, 로직 제조업체 수요가 크게 줄었다고 경고했다. ASML도 지난달 중순 비슷한 전망을 내놓으며 관세 불확실성 때문에 2026년 성장을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가브 대표는 이런 경고가 나오는 이유로 높은 관세와 위협이 아시아 기업들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게임 규칙이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수십억 달러를 쓰기를 망설인다는 것이다. 또 도쿄일렉트론이 전 세계 휴대폰과 노트북, 개인용 컴퓨터 판매 부진을 언급한 것처럼 소비자들이 지출을 다시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봤다.

◇ 중국 반도체 금수조치 영향도 커져


반도체 투자 순환이 중국 금수조치의 무게를 느끼기 시작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가브 대표는 지적했다. 중국이 최근 몇 년 동안 자체 반도체 공급망을 만들고 외국 부품 의존도를 줄이려고 적극적으로 돈을 썼는데, 이제 많은 분야에서 중국이 예상보다 빠르게 앞서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다른 회사 주가는 떨어졌지만, 엔비디아는 계속 올랐다. 가브 대표는 시가총액 42000억 달러(5830조 원) 규모의 엔비디아가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놓을 때 시장에 미칠 영향을 걱정한다고 했다. 엔비디아는 2000년 주식시장에 나온 뒤 시가총액이 절반으로 떨어진 경험이 7차례나 있었다고 강조했다.

가브 대표는 "대형 기술주와 미국 거대 기업 주식, 암호화폐, 금값 상승으로 전 세계 소비자 재산이 크게 늘었고, 이 재산의 상당 부분이 인공지능이 새로운 생산성 향상 시대를 열 것이라는 가정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만약 이런 성과가 나오지 않거나 벤처캐피털과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 투자 확대를 다시 생각한다면 시장 가치 하락으로 부정적 재산 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기술 붐의 강한 상승 흐름에서 최근 나타난 반전은 위험을 알리는 신호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