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 의장 후보군을 4명으로 압축했으나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후보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이하 현지시각) CNBC에 출연한 자리에서 “베선트 장관을 사랑하지만 그는 지금 자리에 남고 싶어 한다”면서 “어젯밤 그에게 ‘연준 의장이 되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지금 자리에서 당신과 계속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베선트 장관이 직접 고사했다는 얘기다.
CNBC에 따르면 연준 지도부에 대한 인선 논의는 지난주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가 돌연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쿠글러는 이번주를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며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이사회를 추가로 지명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게 됐다. 백악관은 최근 금리 인하를 연준에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후보 명단은 밝히지 않았지만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와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저금리를 지지해온 인물로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정책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현 연준 이사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케빈 모두 훌륭한 인물이고 다른 훌륭한 인물들도 있다”고 언급하면서 쿠글러의 사임에 대해서는 “기분 좋은 놀라움이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을 거듭 비판하면서 “파월이 예전에 내게 ‘금리를 아주 낮게 유지하겠다. 나는 저금리 지지자’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제롬 파월을 연준 의장으로 직접 지명했던 인물이고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이와 관련, 트럼프가 파월 의장 임기 만료 전까지 ‘그림자 의장’을 실질적으로 배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가능성 있는 접근”이라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연준은 지난주 기준금리를 현행 4.25~4.50%에서 동결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9월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연준은 총 1%포인트를 인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를 돕기 위한 정치적 조치”라고 비판해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