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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관세 장벽에 막힌 현대차·토요타, 14억 인구 인도서 '새 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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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관세 장벽에 막힌 현대차·토요타, 14억 인구 인도서 '새 활로'

상반기 43만 대 판매 돌파…연 150만 대 생산체제 구축해 '아시아 대탈출'
미국이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 차량에 15%의 관세를 부과하자 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의 인도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이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 차량에 15%의 관세를 부과하자 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의 인도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미국이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차량에 15%의 관세를 부과하자 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의 인도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오토포스트는 6일(현지 시각) 한국과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이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인 인도에서 생산 확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인도에서 42만7948대를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28만5809대로 전년 동기보다 7.7% 줄었지만, 기아는 14만2139대로 12.7% 늘었다. 현대차는 인도 시장 점유율 3위(13%)를 기록했고, 기아는 6위(6%)를 차지했다.

◇ 현지화 성공으로 인도 시장 입지 확대


현대자동차는 1996년 인도 시장에 들어선 뒤 강력한 현지화 전략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성공 모델을 대표적인 현지화 사례로 보고 있다. 현대차가 인도에서 내놓은 산트로는 20개월 만에 10만 대를 팔았고, 2015년 출시한 크레타는 126만 대 이상 팔리며 베스트셀러 SUV가 됐다.

기아차는 2019년 인도에 들어와 올해 2월 업데이트한 셀토스로 상반기 2만4371대를 팔며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생산 능력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첸나이에서 2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말 푸네(탈레가온)에서 3번째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기아의 아난타푸르 공장(연 50만 대)과 함께 총생산 능력은 연간 150만 대에 이른다.

토요타도 인도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인도 시장 점유율 7%(5위)를 기록한 토요타는 현재 2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6년 3번째 공장을 가동해 연 40만 대 생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4번째 공장 건설도 협상하고 있어 총생산 능력을 50만 대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 인도 시장의 성장잠재력과 전기차 확산


인도는 14억 인구 대국이지만 자동차 보유율이 8.5%에 그쳐 성장잠재력이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연간 500만 대가 팔리고 있으며, 중산층 확대와 함께 지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의 전기차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30%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11만4000대를 기록했으며, 2015년 이후 연평균 78% 늘고 있다. 2040년에는 549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가 최근 뭄바이에 쇼룸을 열고 차량 인도를 앞두고 있는 것도 인도 전기차 시장의 잠재력을 보여준다. 현대차도 전기차 크레타 출시를 계획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인도에 5개 전기차 모델을 들여올 예정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지 생산을 인도 시장 성공의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 인도는 완성차에 60~70%, 배터리에 10~15%의 관세를 매기고 있어 현지화 없이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다. 미국의 관세 인상이 자동차 제조사들의 인도 진출을 더욱 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