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첫 테슬라 추월, 5분 충전으로 400km 달리는 '아토 2' 무기 삼아

BYD는 올해 상반기 홍콩에서 처음으로 테슬라를 앞질렀다. 류쉐량(Liu Xueliang) BYD 아시아·태평양 영업 관리자는 출시 행사에서 "우리 값은 매우 합리적이고 매우 저렴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테슬라에서 가장 싼 차인 모델 3 후륜구동형이 홍콩에서 3만1700달러(약 4400만 원)에 팔리는 것과 견주면 '아토 2'는 약 30% 저렴하다.
‘아토 2’는 지난 1월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했으며, 지난해 중국에서 '위안 업(Yuan Up)'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바 있다. 류 관리자는 "BYD의 주요 초점은 젊은이들을 유치하는 것"이라며 "가격 대비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싼 값이지만 '아토 2'는 상당한 기능을 갖췄다. 음성 조절, 스마트폰 연결, 여러 운전자 도움 기능이 들어간 BYD의 스마트 조종석이 달렸다. 최대 달릴 수 있는 거리는 410km로 일상 출퇴근에 충분하며, 38분 안에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BYD의 이번 홍콩 출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맹추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BYD는 올해 처음으로 배터리 전기차(BEV) 시장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15.7% 판매량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비크 무케르지(Abhik Mukherjee) 카운터포인트 선임연구원은 "BYD의 초고속 충전 시스템은 5분 충전에 400km의 주행 거리를 제공할 수 있어 10분 약 275km 충전하는 테슬라 슈퍼차저를 넘어서며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BYD는 테슬라뿐만 아니라 여러 해외 시장에서 대부분의 자동차 브랜드를 빠르게 앞지르고 있다.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독일에서 테슬라는 지난달 1110대의 차량을 판매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5% 감소한 수치다. 반면 BYD의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390% 급증했다.
영국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달 영국에서 987대의 차량을 판매했는데, 이는 2024년 7월보다 거의 60% 감소한 수치다. 반면 BYD는 지난달 영국에서 3184대의 차량을 판매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리윈페이(Li Yunfei) BYD 브랜드 및 홍보 총괄관리자는 최근 전기차 제조업체가 홍콩,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스페인, 이탈리아, 브라질을 포함한 여러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윤정 카운터포인트 연구위원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스스로 화를 자초한 셈이며, 올해 1분기 판매 실적이 얼마나 타격을 입었는지 곧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BYD에게 큰 기회로, BYD가 초고속 충전 기술을 성공적으로 이뤄낸다면 BYD와 중국 BEV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BYD는 367만 3000대를 팔아 점유율 23.6%를 기록하며, 10.2%를 차지한 테슬라를 2배 이상 격차로 앞질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대표가 앞으로 몇 개의 "힘든 분기"를 경고한 가운데 BYD가 계속해서 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