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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목소리 커지는 유럽…트럼프-푸틴 회담 앞두고 “우크라 영토 양보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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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목소리 커지는 유럽…트럼프-푸틴 회담 앞두고 “우크라 영토 양보 불가”

JD 밴스 미국 부통령(가운데)과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교부 장관(왼쪽)이 지난 8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인근 세븐오크스 치브닝 하우스에서 회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JD 밴스 미국 부통령(가운데)과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교부 장관(왼쪽)이 지난 8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인근 세븐오크스 치브닝 하우스에서 회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유럽과 우크라이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 과정에서 배제될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며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10일(이하 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교부 장관과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전날 런던 인근에서 유럽 및 우크라이나 고위 관계자들과 회동해 푸틴의 제안 내용을 공유받고 트럼프에게 자국들의 우려를 전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 유럽 “우크라 배제한 거래는 불가”


유럽 측은 이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연대를 강조하며 △휴전 선행 후 영토 문제 논의 △러시아가 현재 점령하지 않은 영토 양도 거부 △미국을 포함한 안보 보장 제공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문호 유지 등을 재확인했다.
유럽은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유럽을 배제한 채 합의를 도출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점도 트럼프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은 최근 스티브 위트코프 미 특사와 면담에서 크림반도와 도네츠크·루한스크 전역 등 이른바 ‘돈바스’ 지역의 러시아 영유를 요구하는 대신 남부 자포리자·헤르손 전선은 현 상태로 동결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이러한 영토 양보안을 거부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젤렌스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통화 뒤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우크라이나 없이 결정될 수 없다”며 “유럽도 해법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젤렌스키 “영토 거래는 평화 아닌 휴지기”


같은 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상 연설에서 트럼프가 언급한 ‘영토 맞교환’ 구상을 정면 반박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인은 점령자에게 땅을 선물하지 않는다”며 “우리를 배제한 결정은 평화가 아니라 죽은 결정”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기관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KIIS)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민의 4분의 3 이상이 현재 정부 통제 지역의 러시아 이양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트럼프는 오는 15일 알래스카에서 푸틴과 회담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그는 전날 “일부 영토를 되찾고 일부는 교환할 것”이라며 구체적 지역은 언급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보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교환’은 사실상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넘기는 것을 의미한다.

◇ 전선 긴장 고조…러시아, 드론·소규모 침투전 전환


외교전과 별개로 러시아군은 전선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 전투에서 러시아는 드론과 소규모 부대를 활용한 침투전을 확대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은 주요 방어선을 유지하기 위해 장기 고착전에 대응하고 있다.

마르구스 차흐크나 에스토니아 외교브 장관은 “무력에 의한 국경 변경이 가능하다면 어떤 국경도 안전하지 않다”며 “우크라이나는 정당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향한 우리의 변함없는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