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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기업 직원 폭언 영상 확산…니카라과서 아시아 기업 노동학대 20건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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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기업 직원 폭언 영상 확산…니카라과서 아시아 기업 노동학대 20건 신고

"7개월간 섬유·콜센터 집중신고…한국 기업 사례는 아직 미확인"
니카라과 중국인 소유 콜센터에서 해당 사업장의 여성 직원이 업무 성과 부진을 이유로 중국인 남성 관리자에게 언어폭력을 당하는 모습이 보인다. 사진=VOS TV이미지 확대보기
니카라과 중국인 소유 콜센터에서 해당 사업장의 여성 직원이 업무 성과 부진을 이유로 중국인 남성 관리자에게 언어폭력을 당하는 모습이 보인다. 사진=VOS TV
니카라과에서 중국 등 아시아 자본 기업들의 노동자 학대 신고가 올해 들어 급증하고 있다. 지난 14(현지시각) 니카라과 현지 언론 VOS TV 보도를 보면, 산디니스타 노동자 중앙 노조연맹(CST-RBE)2025년 첫 7개월 동안 아시아 자본 기업들의 최소 20건 노동자 학대 신고를 받았다고 노동부(Mitrab)가 밝혔다.

신고 사건들은 주로 섬유공장과 콜센터 부문에 몰렸으며, 대부분 근로자의 언어 학대 사례다. 특히 이런 학대 사건 중 일부는 SNS를 통해 먼저 공개돼 사회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구체적으로 공개된 사례는 중국 기업 관련 사건이다.

CST-RBE 연맹 비서인 미구엘 루이스는 "대부분 신고가 근로자의 언어 학대에 관한 것"이라며 "이런 신고 중 일부는 사회관계망을 통해 먼저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동부는 이런 유형 신고를 확인하고 맥락과 사실을 검증한 뒤 받은 신고의 의견을 제시하려고 검사를 매우 빠르게 실시한다"고 덧붙였다.

공개된 구체적 사례를 보면, 최근 마나과 남부 고속도로에 있는 중국인 소유 콜센터에서 사건이 일어났다. 해당 사업장의 여성 직원이 업무 성과 부진을 이유로 중국인 남성 관리자에게 언어폭력을 당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SNS로 퍼졌다. 영상 속에서 중국인 관리자는 분노를 표출하며 여성 직원과 언쟁을 벌였고, 물리 공격을 시도하려는 모습까지 보였다.
영상에서 여성 직원은 침묵하지 않고 자신이 받은 언어 공격에 맞서 대응했으며, 다른 직원이 중국인 관리자를 말리고 여성을 변호하려다 함께 언어 공격을 받는 상황도 찍혔다. 이 사건은 경찰에 신고했으며, 경찰은 노동부에 사건을 넘기라는 지시를 받은 상태다.

아직 현지 진출 한국 기업의 노동자 학대 관련 구체적 사건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루이스 연맹 비서는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고용주에게 침해를 받았다고 느끼는 니카라과인들에게 노동부에 신고하거나 CST 사무실을 찾아 상담을 받을 것을 권했다. 그는 "회사에는 심각한 범죄와 경미한 범죄를 구분하는 내부 규정이 있어야 하며, 제재의 원인이 무엇인지 명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을 만들 것을 촉구한다""노조가 있다면 아시아 고용주나 다른 대륙 출신 고용주에게 연락해 협상 테이블에 앉아 이 나라에서는 노동 학대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니카라과는 중앙아메리카에서 가장 넓은 국토를 갖고 있지만 2023년 한 사람당 국내총생산(GDP)2256.77달러(313만 원)로 세계 평균의 18% 수준에 그치는 저소득 국가다. 이런 경제 여건 때문에 외국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하지만, 동시에 노동자 권익 보호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 1962년 니카라과와 수교했으며, 현재 마나과에 대사관을 두고 있다. 니카라과는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의 주요 투자 대상국 중 하나로,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한 제조업과 서비스업 분야에서 아시아 기업들의 진출이 계속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