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인상 지연으로 경제 성장 둔화 완화 vs 관세 충격 현실화"

미국 정부가 올해 초 발표했던 대규모 관세 인상안을 연기하면서 연말 미국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9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웰스파고 투자연구소(Wells Fargo Investment Institute)는 연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전망 범위를 기존 ‘5900~6100’에서 ‘6300~65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중앙값 기준 연말 S&P500 지수 목표치는 6400으로 높아졌다. 이는 다렐 크롱크 수석 전략가가 기존에 제시했던 전망치보다 300포인트 이상 상향된 수준이다.
웰스파고는 고객 노트에서 “관세 인상 지연이 올해 미국 경제 성장 둔화를 완화하고, 경기 둔화 국면을 2026년 초까지 연장할 것”이라며 "관세가 늦게 시행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도 올해 하반기와 내년 초로 이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발표했으나, 이내 시행 시점을 연기한 바 있다. 고율 관세 부과 발표 조치로 급락했던 S&P500 지수는 약세장 진입 직전에 반등에 성공했고, 지난주에는 6481.34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웰스파고는 “관세 시행을 장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감세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이 통과되면서 투자자 심리와 주식 수익 및 기업 이익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조정론 ‘솔솔’
그렇지만 월가의 모든 전문가가 낙관론에 동참하는 것은 아니다.
에버코어 ISI의 줄리언 에마누엘은 CNBC에 출연해 S&P500 지수의 연말 목표치를 5600으로 제시하며 가장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현재 수준에서 지수가 7~15%가량 조정 받을 수 있다”면서 “특히 오는 22일(현지시각)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내놓을 메시지에 따라 단기적인 하락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마누엘은 고객 노트에서 “파월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9월17일 금리를 25bp(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할 것으로 보지만, 고용시장 악화가 없는 한 50bp 인하는 배제할 것”이라며 “10월과 12월 인하는 경제 지표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시장이 9월 50bp 인하 기대로 앞서 가는 상황에서 균형 잡힌 발언이 나온다면 10월까지 7~15%의 지수 조정을 촉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UBS 자산관리 부문 역시 단기 주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국 주식 담당 대표 데이비드 레프코위츠는 “최근 몇 달간의 강한 랠리 이후 주식 밸류에이션이 이미 높아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관세의 경제적 충격이 나타나고 있고, 노동시장은 약화되고 물가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관세의 규모와 파급 효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레프코위츠는 “내년 이맘때쯤에는 주식시장이 현재보다 더 높은 수준에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