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은 절반·항모급 훈련은 그대로…T-45 대체 경쟁 합류
KAI·보잉·록히드마틴과 4파전…완전 신규 설계로 차별화 선언
KAI·보잉·록히드마틴과 4파전…완전 신규 설계로 차별화 선언

◇ 백지에서 시작한 '해군 전용' 훈련기
SNC는 22일(현지시각) 네바다주 리노에서 열린 '테일훅 심포지엄'에서 프리덤 트레이너를 처음 선보였다. 이 기체는 경쟁 기종인 보잉 T-7A 레드호크, 록히드마틴, KAI T-50N, 비치크래프트 M-346N 등이 기존 설계를 개량한 것과 달리, 오직 미 해군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백지상태에서 개발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별점을 갖는다.
SNC 설명을 보면 프리덤 트레이너는 해군 항공에 특화한 '프리덤 훈련 시스템 제품군'의 핵심이다. 최신형 마틴-베이커 Mk18 사출 좌석을 갖춘 복좌형 조종석과 F-35, F/A-18 방식의 현대화된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또 앞으로 성능을 개량하기 쉽게 모듈식 개방형 시스템 아키텍처를 적용했다. 특히 미 해군이 항공기의 디지털 설계 자료 전체를 소유해 운용 기간에 자유롭게 개조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 비용·성능 두 마리 토끼 잡은 설계
SNC는 "엔진 관련 비용이 기존 T-45에 비해 40% 낮다"고 강조하며, 16,000 비행 시간의 기체 수명을 바탕으로 총 3만5000번의 터치앤고 또는 함상착륙훈련(FCLP)을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싼 돈을 들여 중간에 수명을 늘리는 프로그램이 필요 없는 구조다. 한 번 비행할 때 임무 지속 시간도 기존 훈련기보다 30~40% 더 길다. -3G에서 +8G에 이르는 높은 중력가속도를 견디며 최대 27도의 받음각(Angle of Attack) 기동이 가능하며, 4세대와 5세대 전투기의 대표 비행 특성을 그대로 재현한다.
◇ 경쟁 핵심, '실제 항모와 같은 훈련 능력'
SNC가 내세우는 또 다른 핵심 차별점은 실제 항공모함 운용 환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훈련 능력이다. 프리덤 트레이너는 튼튼한 트레일링 링크식 착륙 장치를 달아 항모 갑판에 착륙했다 바로 이륙하는 '터치앤고' 훈련과 지상에서 하는 함상착륙훈련(FCLP)을 완벽하게 해낸다.
SNC의 이런 접근법은 최근 미 해군이 비용 문제로 실제 항모 착륙과 완전 착륙 FCLP 요구조건을 완화한 것과는 다른 길이다. 해군은 가상 훈련으로 이를 대체하겠다는 태도지만, SNC는 처음 설계할 때부터 테일후크와 캐터펄트 발사 장치 등을 생각해 실제와 같은 훈련 능력을 갖추는 것이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길이라고 맞선다. SNC는 '에비에이션 위크'에 "미 해군이 필수적인 FCLP 훈련을 계속할 선택권을 갖고, 관련 요구조건을 포기해 생기는 불필요한 위험과 비용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 단순 항공기를 넘어 '통합 훈련 생태계'로
SNC는 프리덤 트레이너를 단순한 항공기가 아니라 지상 시뮬레이터, 군수 지원, 첨단 기술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훈련 체계로 제안한다. 대표적으로 증강현실(AR) 기술 기업 레드 6(Red 6)와 손잡고 '공중 전술 증강 현실 시스템(ATARS)'을 통합했다. 조종사는 헬멧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실제 비행하며 가상의 적기와 교전하는 등 현실감 높은 훈련을 할 수 있다.
이러한 통합 시스템은 실기동·가상·모의 훈련(LVC)을 도입하려는 해군의 최신 훈련 개념과도 맞아떨어진다. 해군 항공대 사령관 대니얼 치버 중장 역시 "차세대 조종사들에게 더 현실적이고 효과적이며 효율적인 훈련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전통의 강자 아성에 도전하는 SNC
미 해군은 2025년 12월까지 최종 제안요청서를 내고 2027년 1월 계약 업체를 정할 계획이다. 약 200대의 T-45C를 대체할 최소 145대에서 최대 200여 대의 새 훈련기를 들여오는 대규모 사업이다.
SNC는 항공기 제작보다 개조와 특수 임무기 개발에 힘써온 기업으로, 보잉이나 록히드마틴 같은 대형 방산업체와 비교하면 도전자 처지다. 회사는 주계약업체로서 사업을 이끌 역량이 충분하다고 강조하고, 자체 자금을 대규모로 투자하는 등 강한 자신감을 보인다. 특히 디지털 설계 자료의 완전한 소유권을 해군에 넘긴다는 조건은 다른 경쟁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파격적인 제안이라는 평가다.
SNC 수석 부사장 존 피아트는 "우리의 깊은 전문성과 혁신 정신을 살려 해군의 현재 요구를 채울 뿐 아니라 미래 수요까지 내다보는 훈련 체계를 제공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