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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푸틴 ‘영토 요구’ vs 트럼프 ‘안보 보장’ 맞교환 실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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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푸틴 ‘영토 요구’ vs 트럼프 ‘안보 보장’ 맞교환 실현되나?

워싱턴포스트 “영토 일부 포기 대 나토식 안보 보장…불완전한 평화 가능성 커”
전쟁연구소(Institute for the Study of War)의 지도는 러시아군이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점령하고 있는 지역과 가장 활발한 전선의 위치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ISW이미지 확대보기
전쟁연구소(Institute for the Study of War)의 지도는 러시아군이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점령하고 있는 지역과 가장 활발한 전선의 위치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ISW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이 본격화되면서 러시아의 추가 영토 요구와 미국·유럽의 안보 보장이 맞바뀌는 절충안이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전장의 현실을 반영한 불완전한 평화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최근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 트럼프 유럽이 부담강조, 푸틴은 도네츠크·남부 영토 요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집단적으로 우크라이나를 다시 공격하지 못하게 하는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본다유럽이 더 큰 몫을 맡을 것이고, 미국은 이를 돕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 보장을 핵심으로 들고 나왔다. 그는 앞서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 직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 문제를 직접 거론했고, 미국의 특별대표 스티브 위트코프도 같은 주말 CNN에 출연해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5, 하나의 나라가 공격을 받으면 모두가 대응한다는 집단방위 체제와 비슷한 보장을 검토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내건 조건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 측은 도네츠크 지역 남은 영토를 러시아가 확보하고, 남부 헤르손·자포리자의 현 전선을 국경선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요구를 제시했다.

◇ 여론 변화에 기댄 불완전한 평화…안보 신뢰가 관건

젤렌스키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영토를 넘길 권한이 없다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 민심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키이우 국제사회학연구소(KIIS) 조사 결과, ‘안보 보장이 확실하다면 영토 일부를 포기할 수 있다는 응답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전장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러시아군은 도네츠크에서 소규모나마 방어선을 돌파하며 우크라이나군을 압박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승부가 결국 러시아의 전력 붕괴 여부에 달려 있다면서도, 아직 어느 쪽도 무너질 조짐은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미국이 실제 군대를 파견하지 않는 상황에서 유럽 평화유지군이 마련된다 해도, 이를 러시아가 미국 개입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 유럽이 독자적으로 러시아를 억제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추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우려가 꾸준히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단계로 푸틴·젤렌스키 정상회담을 예고했으며, 이후 3자 회담 가능성도 언급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는 푸틴 대통령이 합의 조건을 다시 바꾸며 서방을 갈라치기할 수 있다며 반드시 서면으로 확약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협상은 러시아의 영토 요구와 서방의 안보 보장 교환이라는 불안정한 절충안 위에 세워져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실제로 이뤄지더라도 우크라이나와 유럽 전체가 장기간 안보 불안을 안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