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평화협상 위기 젤렌스키 '러시아 협상방해' vs 라브로프 '의제 미준비'…정상회담 교착상태

이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함께 러시아·우크라이나 양측이 서로 협상 의지 부족을 비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트럼프, 평화 노력 "만족스럽지 않다"며 압박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모스크바와 키이우 간 평화를 위한 현재 노력들에 만족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드러냈다고 데일리뉴스이집트가 전했다.
그는 "2주 후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것"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내 결정은 중대할 것이며, 그것이 제재든 관세든,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CNN이 푸틴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을 경우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묻자 "그때 누가 잘못되었는지 보겠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푸틴이 "2026년 FIFA 월드컵에 참석할 수도 있다"며 기자들에게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미국은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2026년 월드컵을 공동 개최한다.
◇ 젤렌스키 "러시아, 회담 방해"…나토 헌장 5조 수준 안보보장 요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3일 키이우에서 마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러시아가 푸틴과의 회담이 열리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며 모스크바를 "지연" 전술로 비난했다고 데일리뉴스이집트가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뤼터 사무총장은 키이우의 동맹국들로부터 구체적인 안보보장을 제공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단순한 상징적인 신호가 아니라 나토 헌장 5조(집단방위조항)와 유사한 성격의 틀이 필요하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보장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현재 거의 매일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5조와 같은 보장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것이 효과적인 안보보장이자 우리가 달성해야 할 목표"라고 강조했다.
◇ 러시아 "의제 준비 안 돼"…정상회담 계획 부인
반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23일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푸틴-젤렌스키 회담 계획이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푸틴은 정상회담을 위한 의제가 준비됐을 때 젤렌스키를 만날 준비가 돼 있는데, 이 의제는 전혀 준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이 회담을 위한 진정한 의제, 대통령급 의제가 있다면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분명히 했다"며 오히려 우크라이나가 "평화 협정을 향한 진전을 방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최근 회담을 언급하며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모든 것에 거부 의사를 보였다"고 비판했다고 NHK가 전했다.
알렉산더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도 현 시점에서 푸틴-젤렌스키 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지난주 알래스카에서 푸틴과 회담을 가진 후 유럽 지도자들과 젤렌스키를 백악관에서 만난 지 일주일 만에 나온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가시적인 진전은 이루지 못한 상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