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미 과테말라에서 미국으로 입국한 여행객이 메릴랜드에서 기생 파리 유충 ‘뉴월드 스크류웜(New World screwworm)’ 감염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23년 중남미에서 발생한 대규모 확산 이후 미국에서 확인된 첫 사례다.
스크류웜은 온혈동물의 상처에 알을 낳고, 부화한 유충이 살아있는 살을 파먹는 파리류다. 치료가 늦어지면 숙주는 몇 주 안에 폐사할 수 있다. 가축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에 미국 쇠고기와 가축 선물시장을 크게 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소 사육두수는 70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 이미 가격이 높아진 상태다.
로이터는 “텍사스 A&M대 소속의 축산경제학자가 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부 장관을 위해 보고서를 작성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미국은 매년 멕시코에서 100만마리 이상을 들여와 사육해 왔고 지난해 11월 이후 멕시코 소 수입이 사실상 중단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번 사례에 대해 직접적인 설명을 피하며 메릴랜드 주 보건 당국에 확인을 넘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우스다코타주 수의사 베스 톰슨은 “CDC가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업계 단체 ‘비프 얼라이언스’는 지난 20일 회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메릴랜드 환자 감염이 공식 확인됐다”고 밝혔다. 환자는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구체적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미 농무부는 지난 6월 텍사스 에든버그 무어 공군기지에 멸균 파리 생산시설을 신설하겠다고 밝혔으며 가동까지는 최소 2~3년이 소요될 예정이다. 멕시코도 남부에 5100만 달러(약 709억 원) 규모의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그러나 현재 유일하게 가동 중인 파나마 시설은 주당 1억 마리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최소 주당 5억 마리 방출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미국은 1960년대 대규모 멸균 파리 방출법으로 스크류웜을 근절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재확산으로 다시 축산업이 위협받고 있다. 미 농무부는 텍사스주에서만 가축 폐사와 노동력 손실, 약품 비용 등을 합쳐 최대 18억 달러(약 2조5020억 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