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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사이버트럭, 한국 첫 해외시장으로 선택한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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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사이버트럭, 한국 첫 해외시장으로 선택한 배경



26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X에 올라온 테슬라의 사이버트럭 한국 진출 관련 공지문. 사진=X이미지 확대보기
26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X에 올라온 테슬라의 사이버트럭 한국 진출 관련 공지문. 사진=X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가 사이버트럭의 첫 해외 판매지로 한국을 선택했다.

캐나다·멕시코를 거쳐 다시 북미권 밖으로 확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테슬라가 26일(이하 현지시각)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알린 소식에 따르면 우선 기존 예약자들은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테슬라 계정을 통해 주문을 확정해야 한다. 이어 9월 5일부터는 일반 고객도 신규 주문이 가능하다.

◇‘테슬라의 실험대’로서의 한국 시장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테슬라가 굳이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한국을 택한 데는 몇 가지 배경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전기차 보급률이 빠르게 늘고 있고 테슬라 브랜드 충성도가 높다. 지난달 국내 테슬라 판매량은 7000대를 넘기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테슬라 주식 보유도 두드러져 단순한 자동차 브랜드를 넘어 ‘테슬라 문화’가 형성돼 있는 곳이다.

또 한국은 충전 인프라와 보조금 체계가 어느 정도 갖춰져 있어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실험하기 적합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슬라 입장에서는 사이버트럭의 글로벌 확산을 본격화하기 전 시장 반응을 가늠하기 좋은 무대인 셈이다.

◇북미에서 부진, 한국으로 시선 돌리다

사이버트럭은 공개 직후 100만대 이상의 예약을 받으며 큰 관심을 모았지만 실제 판매는 기대를 밑돌고 있다. 가격 인상과 짧아진 주행거리로 수요가 급감해 현재 연간 판매량은 2만5000대 안팎에 머물고 있다. 미국 내 세액공제 혜택이 곧 종료되는 점도 악재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 출시 결정은 ‘판매 부진을 만회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가격은 미국보다 약 2만4000달러(약 3300만원) 비싸지만 국내 테슬라 팬덤이 이를 감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전망

업계에서는 사이버트럭의 한국 시장 안착 여부가 향후 테슬라의 해외 전략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

만약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일정 수요를 확보한다면 일본·유럽 등으로의 진출도 속도를 낼 수 있다. 반대로 초기 반응이 미지근하다면 테슬라가 사이버트럭을 북미 한정 모델로 축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사이버트럭의 한국 상륙은 단순히 한 차종의 출시를 넘어 ‘테슬라 글로벌 전략의 시험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