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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미국,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놓고 갈등 논란…백악관, “유럽이 방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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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미국,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놓고 갈등 논란…백악관, “유럽이 방해” 비판

미국, 러시아 석유·가스 전면 중단·추가 제재 압박…정상회담 교착 속 협상 진전 난항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및 유럽 정상들과 회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및 유럽 정상들과 회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백악관은 유럽 일부 국가가 공개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식을 지지하면서도 실제로는 미국 주도의 평화 협상을 가로막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보고 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유럽에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 구매를 전면 중단하고 인도·중국에 대한 2차 관세를 부과하는 등 강력한 제재를 요구하고 있다.

◇ 유럽과 미국, 전쟁 중재 방식에서 심각한 이견 드러나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은 지난 알래스카 정상회담 이후에 별다른 진전이 없자 유럽 각국이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에게 비현실적인 영토 요구를 계속하도록 압박하며, 이로 인해 전쟁이 길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은 유럽 일부 국가가 전쟁 부담을 미국에 떠넘기려 한다고 보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유럽이 이 전쟁을 억지로 오래 끌면서 미국만 희생하게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유럽이 전쟁 규모를 키우려 한다면 그 책임은 유럽에 있다. 그리하면 큰 패배를 자초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과 프랑스는 비교적 협상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편이지만, 독일과 이탈리아 같은 주요 유럽 국가는 소극적으로 나서며 평화협상에서 현실적인 타협을 이루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 미국 측은 일부 유럽 국가가 비현실적인 영토 요구를 고집하면서 전쟁 종식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 내 의견 차이가 커지면서 협상 진전이 막혔다는 평가가 미국에서 나온다.

◇ 정상회담 이후 협상 교착…미국 일단 지켜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알래스카에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젤렌스키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 직접 회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는 아직 협상에 나오지 않았고, 우크라이나도 러시아가 협상장에 나오지 않으면 영토 양보를 논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내각 회의에서 모두가 겉치레만 하고 진심으로 나서지 않는다. 다 허튼소리다라며 협상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표출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 모두가 평화를 진심으로 원해야 협상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미국 관리들은 현재 상황에서는 양측이 좀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일 때까지 외교적 노력을 잠시 멈추고 지켜보자는 의견을 내고 있다.

◇ 유럽 우리는 협조 중반박…미·유럽 갈등 계속


유럽 측은 미국이 주장하는 비협조에 놀라움을 표하며,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유럽 주요국은 이미 러시아에 대해 18차례에 걸친 제재를 가했으며, 새로운 제재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 특별대표와 젤렌스키 대통령 비서실장이 만나 직접 정상회담 가능성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 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 전쟁 협상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에너지 제재, 군사 대응과 경제 제재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평화협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