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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푸틴, 신규 가스 협정 체결…"서방 압력에 단결"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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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푸틴, 신규 가스 협정 체결…"서방 압력에 단결" 강조

중국 연간 가스 공급량 380억→440억 ㎥로 확대, 30년 공급 계약
베이징 전승절 퍼레이드 앞두고 양자 회담…세계 질서 재편 의지 과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월 2일 베이징에서 회담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월 2일 베이징에서 회담했다. 사진=로이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 베이징에서 회담하고 새로운 가스 공급 협정을 체결했다고 2일(현지시각) 러시아 관영 매체들이 보도했다. 두 지도자는 서방의 압력에 맞선 단결을 강조하며 세계 질서 재편 의지를 재확인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가즈프롬과 중국석유공사(CNPC)는 시베리아의 힘 파이프라인을 통한 중국 연간 가스 공급량을 380억 입방미터에서 440억 입방미터로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가즈프롬 최고경영자 알렉세이 밀러가 밝혔다. 극동 경로를 통한 공급도 100억 입방미터에서 120억 입방미터로 증가한다.

양국은 또한 오랫동안 계획된 '시베리아의 힘 2' 파이프라인 건설을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협정에 서명하고 30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중·러 에너지 협력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에게 양국 관계가 변화하는 글로벌 역학을 견뎌왔으며 중국이 상호 발전을 지원하고 핵심 이익에 대한 입장을 일치시킬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시 주석은 또한 양국이 주요 프로젝트에서 협력을 주도하고 심도 있는 통합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담은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 전날에 이뤄졌다. 시 주석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퍼레이드를 언급하며 5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사한 행사에 참석한 것이 양국 관계의 "좋은 전통"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러한 참여가 대전의 주요 승전국이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양국의 공동 책임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두 지도자의 회담은 1일과 2일 인근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담에 이어 진행됐다. 이 회담에는 푸틴과 20명 이상의 세계 지도자들이 모여 안보 및 경제 문제를 논의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포함한 여러 지도자들이 퍼레이드 참석을 위해 중국에 머물고 있다.

이번 회담은 시진핑과 푸틴이 미국과 동맹국을 견제하며 세계 질서를 재편하려는 노력을 부각시킨다. 시 주석은 SCO 회원국들에게 "냉전 사고, 블록 대결, 괴롭힘 행위에 반대"할 것을 촉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개발도상국을 포괄하는 남반구가 "시급한 국제 문제 해결에서 영향력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톈진 연설에서 SCO가 "구식 유럽 중심 및 유럽-대서양 모델"을 대체할 새로운 시스템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의 바쁜 일정을 고려할 때 4일간의 중국 체류가 "드물다"며 러시아와 중국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방문에 앞서 러시아가 여전히 중국에 석유와 가스를 공급하는 주요 국가라고 밝혔다. 그는 2019년부터 가동 중인 시베리아의 힘 파이프라인이 1000억 입방미터 이상의 가스를 공급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포함한 여러 SCO 지도자들과 양자 회담을 가졌다. 양국은 무역 및 경제 관계를 재확인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인도 간 "특별하고 우호적이며 신뢰에 기반한 관계"가 향후 협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 인도가 미국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를 0으로 인하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지난주 러시아 석유에 대한 인도의 제재 무시에 대한 보복으로 인도 수출품에 50% 관세를 부과한 후 나온 발언이다.

많은 분석가들은 이런 미국의 움직임이 인도로 하여금 지정학적 방향을 재고하고 중국, 러시아에 더 가까워지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시진핑과 모디는 1일 일대일 회담을 갖고 종종 긴장 관계에 있던 이웃 국가 간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했다고 발표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