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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T, 노후 VLCC 2척 매각…홍콩 선사가 8800만 달러에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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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T, 노후 VLCC 2척 매각…홍콩 선사가 8800만 달러에 인수

친환경 선대 전환 가속…선령 15년 넘어선 노후 선박 처분
中 자본, 아시아 해운시장 '큰손' 부상…홍콩 법인 통해 인수
말레이시아 AET사가 최근 홍콩 선주에게 매각한 2007년 건조 VLCC(초대형 유조선) '분가 카스투리 리마'호의 운항 모습. AET는 친환경 선대 전환 전략의 하나로 노후 선박을 매각하고 있다. 사진=트레이드윈즈이미지 확대보기
말레이시아 AET사가 최근 홍콩 선주에게 매각한 2007년 건조 VLCC(초대형 유조선) '분가 카스투리 리마'호의 운항 모습. AET는 친환경 선대 전환 전략의 하나로 노후 선박을 매각하고 있다. 사진=트레이드윈즈
말레이시아 해운 대기업 MISC의 자회사인 AET가 노후 초대형 유조선(VLCC) 2척을 아시아 선사에 매각하며 선대 개편에 나섰다. 이번 매각은 세계 환경 규제 강화에 맞춰 친환경 선단으로 바꾸려는 AET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시아 해운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중국계 자본의 움직임과 맞물려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해운 중개업계와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AET는 30만 DWT(재화중량톤수)급 '분가 카스투리 리마'호(2007년 건조)와 29만 9000 DWT급 '분가 카스투리 에남'호(2008년 건조)를 홍콩 선사에 일괄 매각했다. 총 매각 대금은 8800만 달러(약 1224억 원)에 이른다. 선박을 인수한 곳은 홍콩에 등록된 법인이지만, 실제 운항은 최근 설립된 중국 회사가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 친환경 선박 도입…선대 개편 가속

이번 거래는 AET의 모회사인 말레이시아 국영 해운사 MISC 그룹의 선대 현대화와 친환경 경영 강화 전략의 하나다. AET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배출 규제가 강해지자 LNG 이중연료(dual-fuel) VLCC 같은 친환경 새 선박 도입을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연료 효율이 낮고 유지보수 비용 부담이 큰 선령 15년 이상 노후 선박을 단계적으로 처분하는 중이다.
◇ 커지는 中 영향력…아시아 해운시장 재편 신호탄

해운업계는 홍콩 법인과 중국 운항사가 손잡은 이번 거래가 아시아 해운 시장의 구조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세계 VLCC 시장에서 중국계 선사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위험 분산과 자금 조달 효율을 높이려고 홍콩이나 싱가포르에 법인을 세우고 중국 본토에서 선박을 운영하는 방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거래는 단순한 중고 선박 매매를 넘어, 친환경 규제가 불러온 해운사의 선단 재편과 아시아 해운 시장의 주도권 변화를 동시에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