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두바이·한국 전용기에 담긴 각국 상징과 최첨단 기술 소개

◇ 모로코부터 두바이까지, 나라별 상징과 첨단 기능 담긴 대통령·왕실 전용기
모로코의 ‘로얄 에어 모로코 74’(꼬리번호 CN-RGA)는 비행기라기보다 ‘날아다니는 왕좌의 방’에 가깝다. 전용 라운지, 회의실, 최고 수준의 보안 통신 시스템을 갖춰 고도 35,000피트 상공에서도 국가 업무를 멈추지 않고 진행한다. 모로코 전통 예술품과 국기 문양으로 내부를 꾸려 왕실 전용기의 문화 외교 기능까지 담당한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정부가 운영하는 ‘두바이 에어 윙’은 보잉 747-400 두 대를 운항한다. 이들은 왕실과 고위 정부 인사를 위한 ‘공중의 궁전’ 역할을 하며, 고급 사치품과 첨단 통신설비를 두루 갖춰 비행 중에도 외교·경제 협상을 계속할 수 있다. 전용 라운지와 회의실은 물론, 언제든 국가 내외 인사와 보안 연결망으로 소통할 수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해당 전용기를 구매할 경우 4700억 원가량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지만, 청와대는 유지·보수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임대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임대 계약은 5년 단위이며, 항공사에서 승무원과 정비까지 맡는다.
◇ 미국 에어포스 원, 전세계 최고 수준 보안과 기술 집약체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은 보잉 747-8 기반 VC-25B 기종으로, 2027년 도입 예정이다. 이 비행기는 암호통신, 방어 체계, 의료 시설, 공중 급유 기능 등을 갖춘 세계 최고급 비행기다. 미국 국방부와 보잉은 고가와 인도 지연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탐지, 적외선 방해 장치, 전자전 시스템 등 첨단 보안 설비를 유지한다. 이러한 전용기는 핵전쟁 상황에서도 대통령이 국정을 지휘할 수 있는 ‘날아다니는 백악관’ 역할을 한다.
최근 미국은 카타르로부터 4억 달러(약 5500억 원) 상당 747-8 제트기를 기증받아 업그레이드 논의를 진행한다. 전문가들은 신형 전용기의 보안 시스템 재설계가 과제로 꼽힌다고 평가한다.
이처럼 전 세계 정상 및 왕실 전용기들은 각국의 나라 뜻과 위상을 담는 자산인 동시에, 최고급 보안과 첨단 기술을 통해 정부 운영의 연속성과 안전을 지키는 전략적 수단임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에어포스 원의 독보적 위치가 대표적이다. 앞으로 전용기 운용과 기술 동향은 국제 외교와 방위 현장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