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트업 '밋 유어 클래스' 가입자 21만명 돌파…60만 팔로워 확보

◇ 대학 공식 포털 외면하고 인스타그램으로 몰려드는 신입생들
메릴랜드 대학교 칼리지 파크 학생 케이티 림(18세)은 나쁜 룸메이트 선택이 신입생 생활을 망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메릴랜드 대학 포털은 "정부 양식처럼 텍스트가 빽빽하고 질문들이 모호하면서도 이상하게 구체적이었으며, 사진 한 장도 없어 전혀 분위기를 알 수 없었다"고 림은 말했다.
림은 인스타그램에서 2029년 졸업반을 위한 민간업체 운영 룸메이트 찾기 페이지 3곳을 찾았다. 가장 참여도가 높은 페이지를 선택해 배구, 치폴레, 친구들과 사진 등 10장을 신중하게 골라 올렸다.
2주 후 림의 프로필이 게시되자 인스타그램 계정에 새 팔로워 150명과 다이렉트 메시지 30개가 쏟아져 들어왔다. 이후 일주일 반 동안 림은 작은 인사부서를 운영하듯 하루 종일 후보자들과 개인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챗GPT와 구글 제미니를 활용해 완벽한 면접 질문을 만들기도 했다. 2시간 페이스타임 화상통화 후 림은 마침내 룸메이트를 선택했다.
또 다른 메릴랜드 대학 신입생 조나단 피터 벨링(18세)은 친구들이 공식 룸메이트 선정이 시작되기 몇 달 전인 3월부터 여러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팔로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친구들이 25명 이상에게 메시지를 보냈지만 연락이 끊기거나 완벽한 후보자가 이미 다른 사람과 함께 방을 정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등 "스피드 데이트 지옥" 같은 과정을 겪었다고 전했다.
벨링은 인스타그램 페이지 중 하나에 게시하려면 즉시 게시하기 위해 7달러를 내야 했고, 그렇지 않으면 2주를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무료 옵션을 선택했고 룸메이트 선정 마감일 이후 게시됐음에도 팔로워 150명을 확보했다.
◇ '밋 유어 클래스' 급성장…23개 대학 공식 파트너십 체결
미시간 대학교 최근 졸업생 3명이 설립한 스타트업 '밋 유어 클래스(Meet Your Class)'는 학생들이 룸메이트나 잠재 친구를 찾는 플랫폼에 작년 21만7755명 학생이 가입했다고 발표했다. 인스타그램 페이지에 약 60만 명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거의 6000만 개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도달했다.
22세 블레이크 미슐리(Blake Mischley)는 미시간대학교와 사우스플로리다 대학교에서 룸메이트 페이지를 운영한 후 스타트업을 공동 설립했다. 그는 "각 학교마다 하루에 최소 20명 룸메이트를 찾는 사람들을 게시하려고 노력했고 각 게시물 작성에 5분이 걸렸다"며 "밋 유어 클래스는 이제 해당 과정을 자동화했지만 각 이용자가 학교에 입학했는지 사람이 확인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회사는 신시내티 크라이스트 간호 및 보건 과학 대학과 첫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올해 밋 유어 클래스는 뉴햄프셔 세인트 앤셀름 칼리지나 오하이오 노던 대학교 등 대부분 작고 자원이 부족한 대학을 포함해 23개 학교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또 다른 밋 유어 클래스 공동 창립자 조나 리스(22세)는 "젊은 사람들이 이 모든 면에서 반사회적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다"며 "하지만 그들은 사교 활동을 정말 열망하고 함께 학교에 갈 사람들 유형을 알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창립자들은 학생들이 등록한 후에만 공식 룸메이트 포털에 가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학교 정책 때문에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많은 학생들에게 이는 너무 늦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 페이스북에서 인스타그램으로…룸메이트 검색 문화의 근본 변화
몇 해 전만 해도 이런 검색은 학생, 학부모 또는 관리자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그룹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Z세대가 인스타그램으로 이동하면서 검색이 더 까다로워졌다. 인스타그램에는 그룹이 없고 페이지만 있어, 학생이나 학부모가 처음 직접 운영하던 페이지는 자신의 정보 게시를 원하는 십대들의 수백 개 메시지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았다.
시라큐스 대학교 커뮤니케이션 교수 제니퍼 그리기엘(Jennifer Grygiel)은 "Z세대는 그곳에서 친구를 사귀고 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는 불안을 유발하는 과정을 통제해야 할 필요성과 온라인 모든 것을 상품화해야 할 필요성을 말해준다"고 분석했다.
메릴랜드 대학 거주 생활 책임자 데니스 파사렐라-조지(Dennis Passarella-George)는 "신입생 약 3분의 1이 학교 플랫폼, 입학생의 날 회의, 점점 더 많은 인스타그램 등 여러 출처에서 룸메이트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은 첫 번째 만남에 좋을 수 있지만 분위기가 진짜인지, 우리가 잘 어울릴 수 있을지 알아내려면 조금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버지니아 대학교 신입생 키넌 윌리엄스(Keenan Williams)는 자신의 프로필이 게시된 후 팔로워가 넘쳐났지만 자신이 누구와도 특별히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그는 버지니아 대학 플랫폼으로 돌아가 존 메이어, 핑크 플로이드, 레드 제플린을 비슷하게 좋아하는 브라질 출신 학생을 찾았다.
그럼에도 그의 인스타그램 검색이 완전히 낭비되지는 않았다. 윌리엄스는 "자신의 게시물을 통해 만난 친구 몇 명을 스위트룸으로 데려왔다"며 "그것은 일종의 서로를 아는 사람들의 공동체를 형성한다"고 말했다.
룸메이트 찾기를 마친 림은 "인스타그램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인식되기를 원하는지에 따라 사람들을 판단하는 것은 불공평하게 느껴지지만, 우리 중 많은 사람들에게 그것은 우리 자신의 일부"라고 말했다.
밋 유어 클래스 공동 창립자들은 "더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 도착하기 전에 서로 연결되면 학생들의 지역사회 유대가 강화돼 유지율과 졸업률이 향상될 수 있다"며 궁극적 목표는 가능한 한 많은 대학, 특히 자원이 부족한 학교와 협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