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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룸메이트 매칭, “Z세대 대학생 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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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룸메이트 매칭, “Z세대 대학생 매혹”

미국 스타트업 '밋 유어 클래스' 가입자 21만명 돌파…60만 팔로워 확보
Z세대 대학생들에게 인스타그램은 친구찾기, 기숙사의 룸메이트 찾기의 유용한 수단이 되고 있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Z세대 대학생들에게 인스타그램은 친구찾기, 기숙사의 룸메이트 찾기의 유용한 수단이 되고 있다. 이미지=GPT4o
Z세대 대학생들 사이에서 기존 대학 공식 룸메이트 배정 시스템을 외면하고 인스타그램 기반 민간 매칭 서비스를 이용하는 새로운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31(현지시각) 민간 기업들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페이지를 운영해 대학생들의 완벽한 룸메이트 찾기를 돕고 있다고 보도했다.

◇ 대학 공식 포털 외면하고 인스타그램으로 몰려드는 신입생들


메릴랜드 대학교 칼리지 파크 학생 케이티 림(18)은 나쁜 룸메이트 선택이 신입생 생활을 망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메릴랜드 대학 포털은 "정부 양식처럼 텍스트가 빽빽하고 질문들이 모호하면서도 이상하게 구체적이었으며, 사진 한 장도 없어 전혀 분위기를 알 수 없었다"고 림은 말했다.

림은 인스타그램에서 2029년 졸업반을 위한 민간업체 운영 룸메이트 찾기 페이지 3곳을 찾았다. 가장 참여도가 높은 페이지를 선택해 배구, 치폴레, 친구들과 사진 등 10장을 신중하게 골라 올렸다.

2주 후 림의 프로필이 게시되자 인스타그램 계정에 새 팔로워 150명과 다이렉트 메시지 30개가 쏟아져 들어왔다. 이후 일주일 반 동안 림은 작은 인사부서를 운영하듯 하루 종일 후보자들과 개인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GPT와 구글 제미니를 활용해 완벽한 면접 질문을 만들기도 했다. 2시간 페이스타임 화상통화 후 림은 마침내 룸메이트를 선택했다.

또 다른 메릴랜드 대학 신입생 조나단 피터 벨링(18)은 친구들이 공식 룸메이트 선정이 시작되기 몇 달 전인 3월부터 여러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팔로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친구들이 25명 이상에게 메시지를 보냈지만 연락이 끊기거나 완벽한 후보자가 이미 다른 사람과 함께 방을 정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등 "스피드 데이트 지옥" 같은 과정을 겪었다고 전했다.

벨링은 인스타그램 페이지 중 하나에 게시하려면 즉시 게시하기 위해 7달러를 내야 했고, 그렇지 않으면 2주를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무료 옵션을 선택했고 룸메이트 선정 마감일 이후 게시됐음에도 팔로워 150명을 확보했다.

'밋 유어 클래스' 급성장…23개 대학 공식 파트너십 체결


미시간 대학교 최근 졸업생 3명이 설립한 스타트업 '밋 유어 클래스(Meet Your Class)'는 학생들이 룸메이트나 잠재 친구를 찾는 플랫폼에 작년 217755명 학생이 가입했다고 발표했다. 인스타그램 페이지에 약 60만 명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거의 6000만 개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도달했다.

22세 블레이크 미슐리(Blake Mischley)는 미시간대학교와 사우스플로리다 대학교에서 룸메이트 페이지를 운영한 후 스타트업을 공동 설립했다. 그는 "각 학교마다 하루에 최소 20명 룸메이트를 찾는 사람들을 게시하려고 노력했고 각 게시물 작성에 5분이 걸렸다""밋 유어 클래스는 이제 해당 과정을 자동화했지만 각 이용자가 학교에 입학했는지 사람이 확인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회사는 신시내티 크라이스트 간호 및 보건 과학 대학과 첫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올해 밋 유어 클래스는 뉴햄프셔 세인트 앤셀름 칼리지나 오하이오 노던 대학교 등 대부분 작고 자원이 부족한 대학을 포함해 23개 학교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또 다른 밋 유어 클래스 공동 창립자 조나 리스(22)"젊은 사람들이 이 모든 면에서 반사회적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다""하지만 그들은 사교 활동을 정말 열망하고 함께 학교에 갈 사람들 유형을 알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창립자들은 학생들이 등록한 후에만 공식 룸메이트 포털에 가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학교 정책 때문에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많은 학생들에게 이는 너무 늦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 페이스북에서 인스타그램으로…룸메이트 검색 문화의 근본 변화


몇 해 전만 해도 이런 검색은 학생, 학부모 또는 관리자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그룹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Z세대가 인스타그램으로 이동하면서 검색이 더 까다로워졌다. 인스타그램에는 그룹이 없고 페이지만 있어, 학생이나 학부모가 처음 직접 운영하던 페이지는 자신의 정보 게시를 원하는 십대들의 수백 개 메시지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았다.

시라큐스 대학교 커뮤니케이션 교수 제니퍼 그리기엘(Jennifer Grygiel)"Z세대는 그곳에서 친구를 사귀고 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이는 불안을 유발하는 과정을 통제해야 할 필요성과 온라인 모든 것을 상품화해야 할 필요성을 말해준다"고 분석했다.

메릴랜드 대학 거주 생활 책임자 데니스 파사렐라-조지(Dennis Passarella-George)"신입생 약 3분의 1이 학교 플랫폼, 입학생의 날 회의, 점점 더 많은 인스타그램 등 여러 출처에서 룸메이트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은 첫 번째 만남에 좋을 수 있지만 분위기가 진짜인지, 우리가 잘 어울릴 수 있을지 알아내려면 조금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버지니아 대학교 신입생 키넌 윌리엄스(Keenan Williams)는 자신의 프로필이 게시된 후 팔로워가 넘쳐났지만 자신이 누구와도 특별히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그는 버지니아 대학 플랫폼으로 돌아가 존 메이어, 핑크 플로이드, 레드 제플린을 비슷하게 좋아하는 브라질 출신 학생을 찾았다.

그럼에도 그의 인스타그램 검색이 완전히 낭비되지는 않았다. 윌리엄스는 "자신의 게시물을 통해 만난 친구 몇 명을 스위트룸으로 데려왔다""그것은 일종의 서로를 아는 사람들의 공동체를 형성한다"고 말했다.

룸메이트 찾기를 마친 림은 "인스타그램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인식되기를 원하는지에 따라 사람들을 판단하는 것은 불공평하게 느껴지지만, 우리 중 많은 사람들에게 그것은 우리 자신의 일부"라고 말했다.

밋 유어 클래스 공동 창립자들은 "더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 도착하기 전에 서로 연결되면 학생들의 지역사회 유대가 강화돼 유지율과 졸업률이 향상될 수 있다"며 궁극적 목표는 가능한 한 많은 대학, 특히 자원이 부족한 학교와 협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