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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달리오 "미국, 3년 내 '부채 심장마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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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달리오 "미국, 3년 내 '부채 심장마비' 온다"

30년물 국채 금리 10년 만에 최고…커지는 '달러 불신'
"트럼프가 연준 장악하면 화폐가치 추락할 것" 직격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설립자는 미국 부채 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가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까지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설립자는 미국 부채 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가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까지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로이터
미국 국채 금리가 5%를 웃돌며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설립자가 "부채가 부르는 경제 심장마비"를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미국이 거대한 부채 주기의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으며, 현재 정책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앞으로 3년 안에 심각한 부채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3일(현지시각) 금융정보 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달리오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자신의 경고를 알렸다. 그는 "우리는 거대한 부채 주기의 후반부에 있다"며 "정책 결정자들이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부채 원리금 상환 문제와 국채 수급 불균형이 겹쳐 부채가 촉발하는 '경제 심장마비'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2022년 경영에서 물러난 그가 구체적인 위기 시점을 짚으며 시장에 경고등을 켠 것이다.

◇ '10년 만의 최고 금리'…위험 알리는 시장의 경고등


실제로 시장 지표는 심상치 않다. 3일 오전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를 넘어섰고, 안전자산인 금값은 사상 최고치에 다가서고 있다. 달리오는 이런 흐름을 두고 "해외 투자자들이 지정학적 우려 탓에 미국 채권 비중을 줄이고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나친 정부 부채가 미국 달러를 포함한 기축 통화의 매력을 떨어뜨려 금과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짚었다. 현재 미국 정부가 해마다 내는 이자만 약 1조 달러에 이르고, 올해 만기가 돌아와 새로 돈을 빌려 막아야 할 부채 규모는 약 9조 달러나 된다. 특히 그는 미국의 재정적자가 GDP 대비 6%를 웃도는 현실을 지적하며, 부채 시장을 안정시키려면 이 비율을 3%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 '금리 인하' 압박…정치에 흔들리는 연준 독립성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준비제도(연준)에 금리를 계속 내리라고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가 물러나고 리사 쿡 이사 해임 논란이 인 상황을 언급하며, 자신이 임명한 기존 이사들을 포함하면 곧 연준 이사회 과반을 장악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들을 통해 금리 인하를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달리오는 통화 정책을 정치적 필요에 따라 움직이려는 시도가 오히려 큰 화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만약 연준의 독립성이 흔들려 투자자들이 '채권은 더는 안전한 재산 저장 수단이 못 된다'고 생각할 만큼 금리가 억지로 낮아진다면, 우리는 '화폐 가치의 불건전한 추락'을 목격할 것"이라며 중앙은행 독립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달리오의 경고는 단순한 빚 문제를 넘어 미국 재정정책의 구조적 실패, 중앙은행의 독립성 위기, 나아가 달러 기축통화 체제까지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무게를 더한다.

한편 달리오는 자기 발언이 파이낸셜 타임스 보도에서 왜곡됐다며 질의응답 전문을 공개했고, 파이낸낸셜 타임스는 보도에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