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북한, '사상 최대' 140m 신형 구축함 건조…러시아 기술지원으로 해군력 급진전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북한, '사상 최대' 140m 신형 구축함 건조…러시아 기술지원으로 해군력 급진전

4면 위상배열레이더·수직발사관 장착한 5000톤급, 김정은 "원양 해군" 야심 드러내
남포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북한 최대 군함의 그림. 이미지=에너지리포터이미지 확대보기
남포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북한 최대 군함의 그림. 이미지=에너지리포터
북한이 해군 역사상 최대 규모인 140m급 유도미사일 호위함을 남포조선소에서 건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에너지리포터는 지난 5(현지시간)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이 4면 고정 위상배열레이더와 수직발사관을 갖춘 신형 호위함을 건조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번에 공개된 신형 호위함은 길이 약 140m로 북한이 보유한 함정 중 가장 크다. 이는 기존 북한 해군의 주력인 압록급 호위함(1500)보다 훨씬 큰 4000~5000톤급으로 평가된다. 미 해군의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154m)이나 차세대 컨스텔레이션급 호위함(151m)에 근접하는 크기다.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런 규모의 함정을 건조할 기술력을 자체 보유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국제 제재 속에서도 북한이 이런 첨단 함정을 건조할 수 있었던 배경에 러시아의 기술지원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 첨단 무기체계 장착…연안 방어에서 원양 작전으로 전환


위성사진 분석 결과 이 함정에는 4면 고정 위상배열레이더가 함교 상부에 설치됐다. 이 레이더는 공중과 수상 위협을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전문가들은 이 레이더가 러시아 어드미럴 그리고로비치급 호위함에 탑재된 5P-20K 레이더나 중국 052D급 구축함의 346형 레이더와 비슷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함정에는 육상과 해상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수직발사관도 여러 개 설치됐다. 이는 북한 해군이 기존의 연안 방어 전략에서 원양 작전이 가능한 공격형 해군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도에 따르면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 정도 규모의 스텔스형 함선을 건조하려면 자체 레이더나 무장에 첨단 기술이 필요하다""자체 기술도 활용했겠지만, 아마도 러시아와의 협력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위상배열 레이더 기술이 없어 이를 장착해서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러시아의 기술 제공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러 군사협력 급진전


북한의 이번 해군력 현대화는 엄격한 유엔 제재 하에서 이뤄지고 있어 더욱 주목받는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러 관계가 급속히 밀착되면서 러시아가 북한에 중요한 미사일 시스템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 양국이 맺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에는 군사 원조 조항이 들어갔다. 조약 4조는 양측 중 한쪽이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된 경우 다른 쪽은 지체없이 군사와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명시했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북한의 우크라이나 파병 대가로 군사기술과 원유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은 러시아에 지원한 대가로 상당한 혜택을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더욱 공격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 운용 능력엔 회의적 시각…물류 복잡성도 과제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운용 능력에는 회의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전 미 해군 대위 칼 슈스터는 "선체와 추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통신, 전자장치, 센서와 무기 시스템을 통합하는 것은 상당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국방위 소속 김병기 의원도 보도에 따르면 "그런 선박의 인력, 연료 공급과 유지에는 상당한 자원이 필요하다""호위함을 호위하려면 지원함이 필요해 이 첨단 전함을 배치하는 데 따른 물류 복잡성이 커진다"고 평가했다.

미국 국방정보국에 따르면 북한 해군은 약 400척의 순찰선과 70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작고 구식이며,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나진급 호위함 2척이 주력이었다.

북한은 이번 대형 호위함 건조와 함께 신포조선소에서 핵추진 잠수함도 건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진조선소에서도 또 다른 호위함이나 구축함을 건조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분석가들은 새로운 호위함의 도입이 특히 첨단 미사일 시스템을 장착할 경우 지역 군사 방정식을 바꿀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역 강대국들은 북한의 해양력 확대에 맞서기 위한 새로운 안보 전략 수립에 나서야 할 상황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