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최대 완성차 제조업체 가운데 하나인 GM이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해 주요 전기차 공장의 생산을 줄이고 일부 가동 계획을 연기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GM은 테네시주 스프링힐 조립공장에서 오는 12월 한 달간 캐딜락 리릭과 비스틱 전기 SUV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또 10월과 11월에는 해당 공장을 각각 1주일씩 가동 중단할 예정이다.
GM은 내년 초에도 두 차종의 생산량을 크게 줄일 방침으로 이를 위해 현재 두 교대로 운영 중인 근무조를 절반으로 축소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캔자스시티 인근 조립공장에서 계획했던 2교대 전환도 무기한 연기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올해 안에 쉐보레 볼트 EV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증산 일정은 당분간 불투명해졌다.
GM의 이같은 결정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책 변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 7월 통과된 세제·지출 법안으로 15년간 유지돼온 최대 7500달러(약 1045만원)의 전기차 구매세액공제가 이달 말 종료되기 때문이다.
메리 배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세액공제가 수요를 견인하고 있으며 폐지되면 판매가 둔화될 것”이라고 지난해 경고한 바 있다.
GM은 성명에서 “전기차 산업 성장세와 고객 수요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돼 전략적으로 생산을 조정하고 있다”며 “내연기관차(ICE)와 전기차 병행 생산 체제를 활용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던컨 올드레드 GM 북미사업부 사장은 “전기차 전용 업체들이 갖추지 못한 유연성과 수익성을 내연기관 포트폴리오에서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전기차 판매는 최근 늘었지만 초기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업계 전반의 감산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전기차 보급 속도가 중국·유럽에 비해 뒤처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추가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