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펜타곤·CIA 인근 전방위 침투…47억 달러 농업기업 인수도"

지난 6일(현지시각) 에포크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분석가 허빈은 최근 버지니아에서 열린 아시아계 커뮤니티 행사에서 "중국 공산당의 버지니아주에 미치는 영향력이 광범위하며 이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거시경제학 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현재 미국에 거주하는 허씨는 "중국 공산당은 중국과 미국 사이의 근본적인 갈등을 공산주의 대 자본주의, 독재 대 민주주의라는 이념 갈등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허씨는 "중국 공산당은 이 두 체제 사이의 궁극적인 대결을 예상하며, 지금 하는 모든 움직임이 미국에 해를 끼치기 위해 그 순간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미디어부터 교육까지 전방위 침투
미디어 분야에서는 버지니아주 리스버그에 있는 WCRW 라디오 방송국이 2011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 국제방송과 연결된 대리 회사들을 통해 중국 공산당 자금을 지원받은 프로그램을 방송했다고 밝혔다. 허씨에 따르면 방송국 모회사인 포토맥 그룹은 친베이징 서사를 홍보하면서 중국 정권의 콘텐츠 통제를 숨기려고 400만 달러(약 55억 원) 이상을 받았다.
통신 분야에서는 2021년 연방통신위원회가 국가안보 위험을 이유로 버지니아주 헌던에 본사를 둔 차이나텔레콤 아메리카의 미국 내 운영 중단을 명령했지만, 이 회사가 버지니아 사무소에서 제한적으로 계속 운영되고 있다고 허씨는 지적했다.
농업 분야에서는 2013년 버지니아에 본사를 둔 미국 최대 돼지고기 생산업체 스미스필드 푸즈가 중국 WH그룹에 47억 달러(약 6조 5300억 원)에 인수됐다. 이 거래로 중국 기업은 미국과 세계 최대의 돼지고기 생산량과 13만 에이커 이상의 미국 농지를 통제하게 됐다고 허씨는 설명했다.
◇ 교육기관 침투와 간첩 활동 지속
교육 분야에서는 베이징이 자금을 지원하는 공자학원이 조지메이슨대학교, 윌리엄앤메리 칼리지, 올드도미니언대학교에서 운영됐다. 허씨는 "2021년까지 많은 공자학원이 문을 닫았지만, 중국은 미국 대학에서 열려 있는 공자학원의 이름을 바꿔가며 비슷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K-12 교육과정에서도 침투가 이뤄지고 있다고 허씨는 지적했다. 미국 최고의 공립학교 중 하나로 꼽히는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의 토마스제퍼슨 과학기술고등학교와 비영리 단체가 교육과정과 교육 모델에 접근하는 대가로 중국과 연결된 기관으로부터 360만 달러(약 50억 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지적재산권 양도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연구 분야에서는 버지니아공대가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과 관련이 있는 중국 시뎬대학교와의 협력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다고 허씨는 밝혔다. 2020년 8월에는 버지니아대학의 중국 연구원이 생체모방과 유체역학 분야의 독점 연구를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허씨는 또 중국 학생 및 학자 협회가 버지니아 대학에 존재하며 중국 공산당의 통일전선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무부에 따르면 중국 정권은 이 협회를 통해 중국 학생들을 감시하고 있으며, 일부 협회 지부는 미국 주재 중국 외교 공관으로부터 자금 지원과 도움을 받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일부 학생들은 미국 대학에서 해외 반체제 단체가 주최하는 행사나 연설을 강제로 취소하려고 시도했다고 허씨는 전했다.
◇ 간첩 사건과 기반시설 위험
허씨는 버지니아에서 발생한 여러 간첩 사건들도 언급했다. 지난 3월 일급비밀 허가를 받은 국무부 직원 마이클 찰스 셰나가 중국 정권과 관련된 개인에게 국방 정보를 전송하려 한 음모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1월에는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선임고문이자 버지니아주 비엔나 거주자인 존 해롤드 로저스가 민감한 경제 데이터를 훔치려고 중국 인맥과 공모한 혐의로 체포됐다.
2024년에는 26세의 중국 대학원생이 핵추진 항공모함과 잠수함이 건조되는 뉴포트뉴스 조선소 상공에서 드론을 비행한 혐의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국가안보 문제로 지난 5월 추방됐다.
2008년 알렉산드리아의 국방 분석가 그레그 버거슨은 미국 무기 판매 기밀 데이터를 중국 중개자에게 판매한 혐의로 거의 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기반시설 분야에서는 햄프턴로드 항구를 포함한 미국 항구들이 30대 이상의 중국산 크레인에 의존하고 있다고 허씨는 지적했다. 의원들은 고급 센서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이런 '스마트 크레인'이 잠재적으로 중요한 해군 시설 근처 감시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허씨는 "중국 공산당의 공산주의 이념은 민주주의를 이용하고, 초국가적 억압을 수출하며, 자신들의 인권 침해를 숨기려고 한다"며 "버지니아의 전략적 자산이 버지니아를 불가피한 표적으로 만들고 있으며 미국의 안보 이익을 보호하려면 경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