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안에 엔진 국산화 860억 원·스텔스 기술 6300억 원 편성…내부 무장창·무인기 연동 추진

◇ 내부 무장창 탑재로 레이더 회피 성능 극대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 중인 KF-21은 현재 블록 I 개발을 마무리하고 있으며, 블록 II와 블록 III 업그레이드 작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특히 블록 III에서는 미사일과 센서를 동체 내부에 넣는 내부 무장창을 도입해 미국 F-35 라이트닝 II와 비슷한 완전 스텔스 구조를 만들 예정이다.
KAI에 따르면 블록 III는 미티어 공대공 미사일 4발 또는 정밀유도폭탄을 내부에 넣을 수 있는 무장창을 갖춘다. 또한, 현재 외부에 달린 광학표적지시장치를 동체 내부로 옮기고, 전자전 시스템도 내장형으로 바꿔 레이더 단면적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2026년 예산안에 국산 차세대 항공기 엔진 개발을 위해 860억 원(약 6200만 달러), 스텔스 관련 센서와 소재 기술 개발에 6300억 원(약 4억5300만 달러)을 편성했다. 이 엔진이 성공하면 현재 쓰고 있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F414-GE-400K 터보팬 엔진을 대신하게 된다.
◇ 장거리 미사일·무인기 연동으로 전투력 증강
한국은 KF-21의 스텔스 개발과 함께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개발에도 나선다. 국방부는 2033년까지 7조5000억 원(약 54억 달러)을 투입해 유럽산 미티어 미사일과 비슷한 성능의 국산 미사일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 미사일은 덕티드 램제트 추진 시스템을 써서 사거리를 늘리고 마지막 단계 가속 성능을 높일 계획이다.
업그레이드된 KF-21은 무인 윙맨 시스템과도 연결된다. 고속·대용량 데이터링크를 통해 유인 전투기가 자율 무인기 편대를 지휘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적 방공망이 조밀한 지역에서는 무인기를 미끼나 공격용으로 써서 유인 전투기는 안전거리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국방부는 이 국산 미사일이 미국제 AIM-120 암람(AMRAAM) 미사일보다 특히 마지막 교전 단계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KAI는 블록 I 개발을 내년 말까지 끝내고, 이어 공대지 능력 확장 시험을 거쳐 블록 II로 넘어갈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 기술 도전과 수출 경쟁력 확보 과제
방산업계에서는 한국의 스텔스 전투기 개발이 상당한 기술 도전을 수반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덕티드 램제트 미사일이나 현대 스텔스 전투기 엔진 개발은 높은 기술 위험도를 가지며 수십 년의 개발 기간이 필요한 분야다. 실제로 미티어 미사일은 유럽 여러 방산업체가 공동으로 개발했는데도 25년 이상 걸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두산에너빌리티는 1만6000파운드급 터보팬 엔진 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5500파운드급 축소형 실증기는 올해 말부터 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방획득프로그램관리청(DAPA)과 KAI는 앞으로 공급망 제약을 피하기 위해 엔진 국산화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한국이 KF-21을 완전한 스텔스 플랫폼으로 바꾸는 목표가 자국 공군력 강화뿐만 아니라 터키의 칸 스텔스 전투기처럼 차세대 전투기 수출이 가능한 경쟁력 있는 항공우주 산업 구축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KF-21 블록 III는 한국 최초의 완전 국산 스텔스 전투기로서 현재 전술 요구와 앞으로 무인기 연동, 장거리 정밀 타격 전쟁에 대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