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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中 희토류 무기화에 美 반격...MP머티어리얼스 5570억 원 계약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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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中 희토류 무기화에 美 반격...MP머티어리얼스 5570억 원 계약 승부수

중국 의존도 85%에서 벗어나기 위한 국방부 파격 지원...Kg당 최저가 15만 원 보장
미국이 희토류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마운틴 패스' 광산을 중심으로 재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이 희토류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마운틴 패스' 광산을 중심으로 재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가공능력의 85%를 장악한 가운데 미국 국방부가 희토류 독립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배런스는 지난 12(현지시간) 보도에서 미국 정부가 MP머티어리얼스와 체결한 대규모 계약이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맞서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美 산업계 직격탄


네오디뮴, 세륨, 란타넘, 프라세오디뮴 등 17개 희토류 원소는 촉매변환기, 석유정제, 유리연마 등에 쓰이지만 전체 수요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자석 제조가 핵심이다. 이들 자석은 아이폰과 전기차 배터리부터 풍력발전기, F-35 전투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중국은 2011년 일본과 분쟁에서 희토류 수출할당량을 절반 이상 줄여 가격 급등을 불러왔고,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무역갈등 과정에서도 추가 제재를 위협했다. 올해도 중국이 수출허가 발급을 늦추면서 포드, 제너럴모터스, 테슬라 등이 생산 차질을 경고하는 일이 벌어졌다.

아메리칸엘리먼츠의 마이클 실버 최고경영자는 "시장의 85%를 장악하면 사실상 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규모의 경제로 인해 다른 누구도 경쟁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고 배런스가 전했다.

중국이 희토류 시장을 지배하게 된 배경에는 서구 기업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수익률로도 기꺼이 제품을 판매하려는 의지가 있었다. 중국 정부가 최대주주인 성허자원홀딩은 지난 10년간 순이익률이 약 4%에 그쳤는데, 이는 호주 광산기업 BHP의 절반 수준이다.

국방부 계약, MP머티어리얼스에 최소 수익 보장


지난 710일 미국 국방부는 MP머티어리얼스와 파격적인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정부는 4억 달러(5570억 원) 규모의 우선주 지분을 취득하며 사실상 최대주주가 됐고, 새로운 자석공장 '10X'의 전체 생산량 판매를 보장했다.

가장 중요한 조치는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제품에 킬로그램당 110달러(15만 원)의 최저가격을 보장한 것이다. 이는 최근 몇 년간 가격의 약 2배 수준으로, 중국이 저가 공세로 MP를 파산시키는 것을 막는 안전장치다.

이 계약으로 MP는 모든 자석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65000만 달러(9000억 원)의 세전이익(EBITDA)을 거의 확실하게 얻을 수 있게 됐다. 10X 공장은 2028년 완공 예정이다.

베어드의 벤 칼로 분석가는 "가격 하한선 설정이 중국의 독점을 깨는 핵심"이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이 미국에 갖고 있던 압박 포인트를 제거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배런스가 보도했다.

카나코드의 조지 지아나리카스 분석가는 "중국의 중상주의 정책의 등을 꺾는 절대적으로 뛰어난 방법"이라며 "이제 미국 희토류 산업이 성장할 여지가 생겼다"고 평가했다고 배런스가 전했다.

희토류 독립까지 10, 다른 기업 참여 필수


하지만 MP 혼자서는 미국이 중국의 희토류 시장 지배에서 벗어나기에 부족하다. MP는 연간 1만 톤의 자석 생산을 계획하고 있지만, 카나코드의 지아나리카스 분석가는 미국의 연간 자석 수요를 5만 톤으로 추산한다고 배런스가 전했다.

다른 기업들도 공급망 구축에 참여해야 한다. 시가총액 13000억 원 규모의 USA레어어스는 텍사스주 서부에서 라운드톱 희토류 광산을 운영하며 2026년 자석공장 가동을 예정하고 있지만, 아직 매출은 없다. 석탄회사인 라마코리소시스는 와이오밍주 브룩 광산을 개발해 '핵심광물 생산업체'로 사업을 바꾸고 있다.

콜로라도광업대학 페인연구소의 모건 바질리언 소장은 "중국이 희토류 지배력을 구축하는 데 한 세대가 걸렸고, 균형을 회복하는 데도 아마 10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배런스가 전했다. 그는 "MP 계약이 패러다임 전환을 보여줬다""공공과 민간 부문이 합리적인 해결책을 설계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투자 기회는 제한적, MP만 상대적 매력


한편 희토류 생산업체들이 앞으로 10년간 현금 흐름을 확보했지만, 과도한 투자로 인해 주식이 좋은 투자처가 되지는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라마코는 올해 추정 EBITDA 5900만 달러(820억 원)32배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석탄업체 피바디에너지의 4배보다 훨씬 높다.

호주 라이나스레어어스는 EBITDA13배 수준이다. 라이나스는 '2030년을 향해' 전략에 따라 호주 마운트웰드 광산에서 희토류 채굴을 늘리고 말레이시아에서 정제능력을 높일 계획이다. 하지만 MP와 달리 수입 보장 계약이 없고, 최근 주가 강세를 이용해 75000만 호주달러(6950억 원)를 조달했다. 시티그룹의 한 분석가는 지난달 28"최근 주가가 국지적 고점일 수 있다"고 분석하며 목표주가를 9.50호주달러로 제시해 34% 하락 여지를 시사했다.

토론토의 네오퍼포먼스머티어리얼스는 몰리코프 계열로 희토류를 가공하고 자석을 생산한다. 3명의 분석가 모두 매수 의견을 제시하며 평균 목표주가를 24.17캐나다달러(24300)로 잡아 최근 17.10캐나다달러에서 40% 이상 상승 여지를 제시했다.

MP는 최근 61.90달러에 거래되며 2028년 추정 EBITDA 55400만 달러(7700억 원)20배 수준이다. 베어드의 칼로 분석가는 "2027년 이후 수익은 사실상 정부가 보장한다"며 목표주가 80달러(11만 원)25% 상승 여력을 제시했다고 배런스가 보도했다.

MP에 투자하는 가장 좋은 이유는 회사가 나아갈 방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영진은 앞으로 5년간 3단계 계획을 세웠다. 먼저 미국과 새로운 고객들을 위해 생산해야 할 자석에 집중하고, 다음으로 소형 전기모터 같은 추가 완제품으로 '다운스트림' 사업을 확장한다는 것이다. 제임스 리틴스키 최고경영자는 "로봇공학은 엄청난 수요 기회"라고 말했다고 배런스가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