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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우익, 보우소나루 후계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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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우익, 보우소나루 후계 경쟁 본격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사진=로이터

브라질 우파 진영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브라질판 트럼프’로 불린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후계 구도를 두고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보우소나루는 최근 쿠데타 시도 혐의로 징역 27년형을 선고받아 선거 출마가 금지됐지만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유지하며 차기 후보 결정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우소나루의 가족과 측근 정치인들이 잇따라 차기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가족 후보 부상…에두아르도·플라비우·미셸 주목

가장 먼저 이름이 오르는 인물은 둘째 아들 에두아르도 볼소나루다. 그는 미국에 체류하며 부친을 대리해 워싱턴에서 활발히 활동해왔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인연을 활용해 브라질을 겨냥한 50% 관세 조치를 성사시키며 강경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그러나 브라질 재계는 대외 갈등 심화를 우려하며 비판적인 시선을 보이고 있다.

장남 플라비우 볼소나루 상원의원도 잠재적 후보로 꼽힌다. 상대적으로 온건한 성향을 지닌 그는 동생보다 정치권 내 신뢰가 두텁지만 여전히 부친이 직접 출마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전면에 나서길 주저하고 있다.

보우소나루의 부인 미셸 볼소나루 역시 주목받는다. 복음주의 기독교 기반과 여성 유권자층에서 호소력을 가진 그는 자유당 여성 부문을 이끌며 정치적 입지를 넓혀왔다. 선출직 경험은 없지만 부통령이나 상원의원 후보로 기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 비(非)가족계 후보…타르시시오 부상


가족 외부에서는 상파울루 주지사 타르시시오 지 프레이타스가 유력 대안으로 떠오른다. 군 출신 기술관료인 그는 2022년 보우소나루의 지원을 받아 주지사에 당선됐으며 현재는 중도·보수층을 아우를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타르시시오가 중도와 우익을 결집시킬 최강 후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밖에 고이아스 주지사 로날두 카이아두, 파라나 주지사 라티뇨 주니오르, 미나스제라이스 주지사 호메우 제마 등도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전국적 인지도와 조직 기반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 보우소나루의 ‘킹메이커’ 역할


전문가들은 보우소나루가 직접 출마는 어렵더라도 차기 후보 결정 과정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의 강력한 지지층이 여전히 보수 진영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기도회에서 한 지지자는 “대통령은 여전히 보우소나루다. 그가 지명하는 사람이 우리의 후보”라고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