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화·전략적 프로젝트 집중"…글로벌 우주 경쟁에서 '틈새시장' 공략
민간 기업 이노스페이스·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적극 참여'…정부-민간 주도 '협력 모델' 기대
민간 기업 이노스페이스·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적극 참여'…정부-민간 주도 '협력 모델' 기대

전 NASA 고위 관리 출신인 존 리 KASA 임무본부장은 닛케이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5년 안에 로봇 무인 우주정거장 모듈을 만들 수 있는 궤도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새 정부가 이 비전을 포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리 본부장은 거의 30년간 NASA에서 근무하며 합동극지위성시스템 프로그램 등 국제 프로그램을 감독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KASA 출범과 함께 합류했다. 그는 현재 우주 운송, 위성 개발, 우주 탐사, 항공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 설정 배경에는 국제우주정거장(ISS) 퇴역 계획이 있다. NASA는 2030년까지 ISS를 퇴역시키고 지구 저궤도에서 상업적으로 소유·운영되는 플랫폼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주비행사가 생활하고 일할 수 있는 가압 공간을 제공하는 우주정거장 모듈에 대한 수요가 창출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이 직면한 과제도 만만치 않다. 리 본부장은 "한국에는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큰 시장이 없고 우주 유산이 많지 않아 기업들에게 큰 장벽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희망을 새로운 세대 기업가들에게서 찾고 있다. "젊은 사람들은 새로운 아이디어에 훨씬 더 개방적이며, 그것이 그들이 사물에 접근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민간 기업들의 우주 산업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김수종 대표가 이스라엘 테크니온 대학에서 항공우주공학을 공부한 후 2017년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2023년 테스트 로켓을 궤도에 성공적으로 보낸 후 올해 첫 상업용 로켓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한화와 대한항공 등 대기업들도 이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1월로 예정된 국내 누리 로켓 4차 발사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엔진 기술부터 발사 관리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국내 최대 항공사이지만 항공우주 사업부 산하에서 로켓과 도심항공 모빌리티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리 본부장은 정부 지원과 민간 주도를 결합한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정부 자금 지원 프로젝트에서 민간 자금 지원 프로젝트로 전환하여 민간 부문에서 훨씬 더 많은 주도권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수십 년간 미국, 중국, 유럽, 일본이 우주 탐사를 지배하는 것을 지켜봐왔지만, KASA 출범과 함께 글로벌 우주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3개월 전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아직 국가 우주 프로그램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리 본부장의 과감한 목표 설정이 주목받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