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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업들, '美 무역 전쟁' 속 동남아 시장 공략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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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업들, '美 무역 전쟁' 속 동남아 시장 공략 '박차'

중국-아세안 엑스포, 中 수출업체 '새로운 판로' 시험장으로 부상
"지리적 근접성·낮은 물류비 강점"… 전기 스쿠터·배터리 등 신흥 산업 투자 확대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관세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시장으로의 초점을 옮기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관세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시장으로의 초점을 옮기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관세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시장으로의 초점을 옮기고 있다. 중국 남부 난닝(Nanning)에서 열린 '중국-아세안 엑스포'는 중국 수출업체들이 동남아시아의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와 젊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시험장이 되었다고 20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장시성 전기 스쿠터 제조업체의 관리자 리 원치(Li Wenqi)는 "서방은 포화 상태에 가까워졌고, 중동은 전쟁에 시달리고 있으며, 인구가 많은 동남아시아는 엄청난 잠재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기간 유럽과 미국 시장에 의존해왔지만,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고 토로했다.

중국-아세안 엑스포는 동남아시아와의 무역 및 투자 촉진을 위한 중국의 주요 플랫폼이다. 한정(Han Zheng) 부주석은 엑스포 개회사에서 중국과 동남아시아가 전략적 연계를 심화할 것을 촉구하며, "개발 전략의 연계를 강화하고 공유 공동체의 유대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아세안은 미국의 관세 전쟁 속에서 중국의 무역 전략에서 더욱 중요해졌다. 중국의 대(對)아세안 수출은 8월에만 전년 동기 대비 22.5% 증가하여, 미국으로의 출하량 부진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중국은 아세안과의 자유무역지대(FTA) 협정을 '버전 3.0'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협상을 진전시켜 왔으며, 이는 디지털 경제, 녹색 개발, 공급망 보안과 같은 부문을 포괄한다.
전기 자전거 및 스마트 여행 가방 제조업체인 쑤저우 카틸리 전자 기술(Suzhou Catily Electronic Technology)의 첸지예(Chen Jiye)는 지리적 근접성으로 물류가 훨씬 쉬워지고 운송 비용이 절감된다는 점을 동남아시아 수출의 강점으로 꼽았다. 그의 회사는 현재 매출의 25%를 동남아시아에서 창출하고 있지만, 향후 이 지역의 점유율이 50%로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최대 가전제품 제조업체 중 하나인 베진(Vezsin)도 해외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미국 주문이 관세 전쟁의 영향을 받고 있는 가운데,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회사의 해외 영업 관리자 비키 바오(Vicky Bao)는 "북미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우리는 해당 시장에만 의존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러한 중국 기업들의 움직임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역설적으로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새로운 성장 시장을 개척하도록 유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