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15년 새 90% 폭락하며 경제성 확보…중·미 주도로 연간 92GW 도입 기록
재생에너지 신뢰성 확보의 핵심 ‘ESS’ 부상…국가별 규제 및 안전 격차는 과제로
재생에너지 신뢰성 확보의 핵심 ‘ESS’ 부상…국가별 규제 및 안전 격차는 과제로
이미지 확대보기태양광과 풍력 등 기상 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변하는 재생에너지의 치명적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거대 배터리 시스템이 전력망의 안정성을 책임지는 '에너지 댐' 역할을 수행하면서 탄소 중립 전환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각)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 프라이스가 보도했다.
◇ 가격 폭락이 불러온 '배터리 골드러시'
최근 몇 년간 배터리 저장 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일등 공신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격 하락이다. 상업적 대량 생산이 본궤도에 오르며 지난 15년 동안 배터리 가격은 약 90%나 하락했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연간 에너지 저장 용량(양수 발전 제외)은 전년 대비 23% 증가한 92GW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신규 용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미국은 약 14%를 기여하며 뒤를 잇고 있다. 전문가들은 2035년 누적 용량이 현재의 8배인 2테라와트(TW)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미국 내 엇갈린 행보… 캘리포니아의 성공과 동남부의 정체
미국은 지역별로 배터리 채택 속도에 큰 차이를 보인다. 캘리포니아주는 2018년 이후 저장 용량을 30배나 늘리며 전력망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현재 캘리포니아, 텍사스, 애리조나 3개 주가 미국 전체 용량의 80%를 독식하고 있는 구조다.
하지만 동남부 지역 등 일부 주에서는 화재 등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와 규제 장벽으로 인해 도입이 지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력망 연결 대기열(Interconnection Queue) 데이터를 보면, 향후 추가될 저장 용량이 가스 발전보다 6.5배나 많아 장기적인 대세는 배터리로 기울었음을 시사한다.
◇ 멕시코·인도 등 신흥 시장의 부상과 도전
중국과 미국 외 지역에서도 배터리 저장의 중요성을 깨닫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멕시코는 규제 업데이트와 재생에너지의 빠른 성장으로 2027~2029년 사이 '저장 호황'이 예상된다.
현지 기업 스카이센스(Skysense)는 중국 BYD와 협력해 수백 MWh 규모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3~4년 전보다 절반 이하로 떨어진 시스템 가격 덕분에 민간 투자가 활발하다.
인도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500GW 달성을 위해 배터리 확충이 절실하다. 하지만 최근 입찰가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수익성 악화와 안전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 화석 연료 탈피의 '병목 현상' 해결이 관건
배터리 저장 용량의 확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배터리 확장이 늦어지는 국가들은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더라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여전히 화석 연료에 의존해야 하는 모순에 직면하게 된다.
결국 2026년 이후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성패는 배터리 가격 경쟁력을 넘어, 각국 정부가 얼마나 효율적인 안전 규제와 투자 유인책을 마련하느냐에 달려 있다.
탄소 중립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 세계의 '저장 용량 확보 전쟁'은 이제 막 본격화되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