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2배 급증…전체 벤처투자 77%가 인공지능 기업에 몰려

민간투자 플랫폼 포지글로벌(Forge Global)이 지난 20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픈AI를 비롯한 주요 테크 스타트업 7곳의 총 기업가치가 1조3000억 달러(약 1818조 원)에 이르러 지난 1년 새 거의 2배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2022년 말 챗GPT 출시 이후 4배나 뛰었다.
오픈AI 최대 699조 원 가치로 선두…앤트로픽·xAI 급부상
오픈AI는 현재 민간 기업 중 최고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포지글로벌은 오픈AI를 3240억 달러(약 453조 원)로 평가했지만,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5000억 달러(약 699조 원) 가치로 평가받기도 한다.
뒤를 이어 4년 된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이 1780억 달러(약 249조 원), 일론 머스크 xAI가 900억 달러(약 125조 원)로 평가됐다. 특히 xAI는 최근 2000억 달러(약 279조 원) 가치로 100억 달러(약 14조 원)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AI 기업들의 가치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분야 외에도 머스크의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가 4560억 달러(약 637조 원), 핀테크 기업 스트라이프가 920억 달러(약 128조 원), 방산기술업체 안두릴이 530억 달러(약 74조 원)로 평가됐다.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데이터브릭스도 AI 투자 확대에 힘입어 1000억 달러(약 139조 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AI 붐이 견인한 민간투자 쏠림 현상
보고서는 AI 기업들이 올해 민간 시장 투자의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AI 기업 19곳이 유치한 투자액은 650억 달러(약 90조 원)로 전체 민간 투자의 77%를 기록했다.
켈리 로드리게스 포지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민간 시장에서 이런 현상을 본 적이 없다"며 "이미 상당한 규모의 기업들이 100%, 200%, 300%씩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밸류에이션 급등이 단순한 전망이 아닌 실제 성장을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유동성 확보로 AI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필요성도 줄어들고 있다. 로드리게스 최고경영자는 "이들 주식이 유동성을 확보하고 필요한 만큼 자본에 접근할 수 있다면, 규제 외에는 원하는 만큼 오랫동안 비상장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공개시장까지 파급되는 AI 투자 열풍
AI 스타트업들의 성장은 상장기업들에게도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라클은 이달 오픈AI와의 대규모 계약 체결 소식에 하루 만에 주가가 36% 급등했다. 브로드컴도 오픈AI와 새로운 대형 계약을 체결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 지분 투자를 통해 지속 수혜를 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도 최근 인프라 수요 반영을 위해 자본 지출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 밸류에이션을 "미친 수준"이라고 표현하며 "버블 상황"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오픈AI가 데이터센터 건설에 수조 달러를 지출할 것"이라며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에 대한 깊은 믿음 때문에 어떤 기업보다 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