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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용량 4배, 효율 99%... 한국 연구진, 리튬 배터리 한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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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용량 4배, 효율 99%... 한국 연구진, 리튬 배터리 한계 넘었다

POSTECH 연구팀, '자기 변환' 전략으로 수상돌기 형성 억제 성공
전기차 주행거리 획기적 개선 및 화재 안전성 동시 확보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연구팀이 자기장을 이용해 리튬 이온의 수송을 제어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포스택이미지 확대보기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연구팀이 자기장을 이용해 리튬 이온의 수송을 제어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포스택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연구팀이 자기장을 이용해 리튬 이온의 수송을 제어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10일(현지시각) 인디언 디펜스 리뷰에 따르면, 이 기술은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용량을 4배로 늘리면서도 99% 이상의 높은 효율과 안전성을 유지해 전기차 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 리튬 금속 배터리의 숙제 ‘수상돌기’ 자석으로 풀었다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리튬 금속 양극 방식은 에너지 저장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충전 과정에서 리튬이 나뭇가지 모양으로 자라나는 수상돌기(덴드라이트) 현상이 고질적인 문제였다.

이 날카로운 구조물은 배터리 내부 분리막을 뚫고 단락을 일으켜 화재나 폭발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

POSTECH 김원배 교수팀은 외부 자기장을 배터리 설계에 도입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연구팀은 강자성 망간 페라이트 변환형 양극을 사용해 리튬이 삽입될 때 자성을 띠는 금속 나노입자를 생성하도록 했다.

이 입자들이 자기장에 반응해 전극 내부에서 작은 자석처럼 정렬되면서 리튬 이온이 특정 영역에 뭉치지 않고 표면에 고르게 퍼지도록 유도하는 원리다.

◇ 로렌츠 힘 활용한 균일 증착... 흑연 양극 대비 용량 4배 달성


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은 전하를 띤 입자가 자기장을 통과할 때 받는 ‘로렌츠 힘’이다. 자기장은 이 힘을 통해 리튬 이온을 추가로 분산시켜 매끄럽고 균일한 리튬 층을 유지하게 한다.

그 결과, 새 배터리 시스템은 현재 상용화된 흑연 양극 배터리(약 372mAh/g)보다 약 4배 높은 1400mAh/g의 가역 용량을 달성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성능 유지 능력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하이브리드 양극 시스템은 300회 이상의 충·방전 사이클 동안 99% 이상의 쿨롱빅 효율(충전 대비 방전 용량 비율)을 유지했다.

이는 반복적인 사용에도 에너지 손실이 거의 없으며 배터리 수명이 매우 안정적임을 의미한다.

◇ 주행거리와 안전성, 두 마리 토끼 잡은 ‘K-배터리’


연구팀은 X선 마이크로 이미징과 계산 모델링을 통해 고속 충전 환경에서도 리튬 금속 층이 일관되고 컴팩트하게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기존 리튬 금속 배터리가 높은 에너지 밀도를 위해 안전성을 희생하거나, 안전을 위해 두꺼운 분리막을 사용하여 에너지 밀도를 낮춰야 했던 타협안에서 벗어난 획기적인 성과다.

김원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리튬 금속 배터리로 가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 것"이라며, 전기차뿐만 아니라 대규모 에너지 저장 장치(ESS)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국가연구재단과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학술지 '에너지 및 환경 과학(Energy and Environmental Science)'에 게재되며 배터리 과학 분야의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