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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이 흔든 판…인도네시아, KF-21 '블록-2' 16대 선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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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이 흔든 판…인도네시아, KF-21 '블록-2' 16대 선점 나섰다

분담금 미납에도 '생산 슬롯'부터 확보…동남아 전투기 경쟁 불붙어
공대지 능력 갖춘 다목적형 선택…한국 방산 첫 수출 분수령
시험 비행 중인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은 필리핀의 도입 검토를 계기로 자카르타가 공대지 능력이 강화된 KF-21 '블록-2' 16대 도입을 서두르며 생산 슬롯 선점에 나섰다고 전했다. 사진=KAI이미지 확대보기
시험 비행 중인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은 필리핀의 도입 검토를 계기로 자카르타가 공대지 능력이 강화된 KF-21 '블록-2' 16대 도입을 서두르며 생산 슬롯 선점에 나섰다고 전했다. 사진=KAI

동남아시아 전투기 도입 경쟁이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를 중심으로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개발 분담금 미납 문제로 한동안 교착 상태에 빠졌던 인도네시아가 최근 KF-21 블록-2(Block 2) 16대 도입을 위한 신규 협상에 착수한 배경에는, 필리핀의 도입 검토라는 외부 변수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군사 전문 매체 인도밀리터리(Indomiliter)는 9일(현지 시각) 자카르타가 "생산 대기열에서 밀릴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완제품 구매 계약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산 라인부터 잡는다…'슬롯 선점'이 핵심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KF-21 블록-2 16대 인수를 놓고 협상 테이블을 다시 열었다. 이는 전력 공백을 메우는 차원을 넘어, 생산 슬롯(slot) 선점이라는 전략적 판단이 깔린 행보다. 최근 필리핀이 자국 공군의 다목적 전투기(MRF) 획득 사업의 유력 후보로 KF-21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마닐라가 먼저 계약할 경우 자카르타가 생산 대기열에서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인도밀리터리는 "분담금 납부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완제품 도입 계약을 먼저 체결해 생산 우선권을 확보하려는 접근이 우세해졌다"고 전했다. 라팔(Rafale) 도입으로 시작된 인도네시아 공군 현대화의 흐름을 끊지 않겠다는 판단과, 한국과의 방산 협력 파이프라인을 유지하려는 계산이 동시에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블록-1 건너뛰고 블록-2 직행…'실전형' 선택


인도네시아가 검토 중인 블록-2는 현재 한국 공군에 인도 중인 블록-1의 다음 단계다. 블록-1이 공대공 임무 중심의 초기형이라면, 블록-2는 정밀 지상 타격 능력까지 통합한 '완전 다목적(Full Multi-role)' 버전으로 분류된다. 정밀유도무장 통합, AESA(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 레이더와 전자전(EW) 장비의 성능 개량이 포함된다.

현지 분석가들은 "블록-2 선택은 단순한 기체 수 확보가 아니라, 실전 운용 가능한 최신 전력을 한 번에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인도네시아로서는 블록-1을 거치지 않고 블록-2로 직행함으로써 도입·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한국과의 기술·운영 협력 폭도 넓힐 수 있다는 계산이다.

분담금 논란 속 '절충안'…첫 수출의 분수령


물론 개발 분담금 미납 문제는 여전히 협상의 배경으로 남아 있다. 다만 인도밀리터리는 "운영기체 구매를 통해 장기적 방산 협력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절충안"이라는 평가를 덧붙였다. 한국으로서는 KF-21 첫 수출 계약의 가시화, 인도네시아로서는 기술 이전과 최신 전력 확보라는 이해관계가 맞물린다는 설명이다.
방산 업계에서는 이번 협상이 KF-21 수출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필리핀이라는 경쟁 변수가 촉발한 '슬롯 경쟁'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경우, KF-21은 개발기를 넘어 본격적인 수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12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