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TSMC “2나노 양산 가속”…젠슨 황 “대만 생태계, 미국이 대체 못 해”

글로벌이코노믹

TSMC “2나노 양산 가속”…젠슨 황 “대만 생태계, 미국이 대체 못 해”

애플·엔비디아·AMD 등 빅테크 주문 폭주…연말 생산능력 2배 확대
삼성 ‘2세대 GAA’·인텔 ‘18A’로 맹추격…올해가 파운드리 판도 분수령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패권 다툼이 3나노를 넘어 ‘2나노미터(nm·10억분의 1m)’ 초미세 공정에서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세계 1위 대만 TSMC는 애플과 엔비디아 등 핵심 고객사 물량을 선점하며 2나노 양산 체제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패권 다툼이 3나노를 넘어 ‘2나노미터(nm·10억분의 1m)’ 초미세 공정에서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세계 1위 대만 TSMC는 애플과 엔비디아 등 핵심 고객사 물량을 선점하며 2나노 양산 체제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미지=제미나이3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패권 다툼이 3나노를 넘어 ‘2나노미터(nm·10억분의 1m)’ 초미세 공정에서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세계 1위 대만 TSMC는 애플과 엔비디아 등 핵심 고객사 물량을 선점하며 2나노 양산 체제 굳히기에 들어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역시 대만 반도체 생태계의 대체 불가능성을 강조하며 TSMC에 힘을 실어줬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와 인텔은 차세대 기술과 조기 양산 카드를 꺼내 들며 시장 판도를 뒤집으려 총력전에 나섰다.

대만 중앙통신사(CNA)와 미국 더 스트리트(The Street)는 지난 11(현지시각) TSMC2나노 공정 확대 계획과 젠슨 황 CEO의 인터뷰를 인용해 요동치는 반도체 시장 지형도를 심층 보도했다.

TSMC 독주 가속…“2나노, 올해 매출 7% 책임진다


대만 현지 외신을 종합하면 TSMC는 오는 15일 기업 설명회에서 2나노 대량 양산 로드맵을 구체화한다. TSMC는 이미 지난해 말 2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했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현재 대만 가오슝 22공장을 핵심 생산 기지로 가동 중이며, 고객사의 폭발적인 주문량에 맞추려 신주 과학단지에도 2나노 팹(공장)을 짓고 있다.

TSMC는 올해 말까지 2나노 공정 월간 생산능력을 지금보다 2배로 늘린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 스마트폰과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 수요가 몰리면서, 2나노 공정 도입 첫 2년간 제품 설계 확정(테이프아웃) 건수는 과거 3나노나 5나노 도입 당시를 훌쩍 웃돈다. 회사 측은 올해 2나노 공정이 전체 매출에서 7%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추산했다.

큰손 고객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애플은 올 하반기 선보일 아이폰 18 시리즈의 두뇌인 ‘A20’ 프로세서를 TSMC 2나노 공정으로 생산한다. 퀄컴과 미디어텍도 차세대 모바일 칩 생산을 TSMC에 맡길 예정이다.

서버 시장 내 입지도 탄탄하다. 슈퍼마이크로는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2나노 공정 기반 AMD ‘베니스(Venice)’ 프로세서를 탑재한 서버 플랫폼을 시연했다. 슈퍼마이크로는 2027년 내놓을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MI 500’에도 2나노 기술을 전면 도입한다. 미국 애리조나에 짓는 TSMC 3공장은 2나노와 A16(1.6나노급) 공정을 도입해 2028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젠슨 황 미국·유럽 공장은 보험…핵심은 여전히 대만


젠슨 황 엔비디아 CEOTSMC 중심 생태계가 당분간 흔들리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그는 영국 더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미국과 유럽의 반도체 생산 시설 확장은 공급망 안정을 위한 보험성격일 뿐, 대만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CEO는 대만이 수십 년간 다져온 반도체 제조, 첨단 패키징, 전문 인력의 결합을 독보적 생태계로 평가했다. 미국이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을 앞세워 2032년까지 자국 내 칩 생산능력을 3배로 늘리려 하지만, 기술 완성도와 효율성 면에서 대만을 따라잡기에는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시장 자금 흐름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6개월간 TSMC 주가는 40%가량 치솟으며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엔비디아는 지난 9일 기준 184.86달러(26만 원)로 마감하며 단기 조정을 겪었으나, 월가에서는 AI 칩 수요 자체가 여전히 강력하다고 분석한다.

삼성·인텔의 추격…기술력으로 판 뒤집겠다


TSMC가 독주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인텔은 사활을 건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쟁사보다 먼저 도입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앞세워 역전을 노린다. GAA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 4면을 게이트가 감싸는 기술이다. 기존 핀펫(FinFET) 방식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고 전력 효율이 높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1세대 2나노 GAA 공정 양산을 시작했고, 2세대 공정도 계획대로 개발 중이라며 올해 본격적인 양산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퀄컴이 삼성전자와 2나노 칩 위탁생산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은 삼성에 고무적이다. 수율(양품 비율)을 안정화하고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는 일이 올해 삼성 파운드리 사업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명가 재건을 꿈꾸는 인텔은 18A(1.8나노급) 공정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인텔은 CES 2026에서 18A 공정을 적용한 코어 울트라 시리즈 3’ 프로세서를 공개하며, 올 상반기 안으로 해당 칩을 탑재한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초격차각자도생이냐…올해가 원년


올해는 2나노 공정이 실험실을 벗어나 시장에 본격적으로 안착하는 원년이다. 관전 포인트는 TSMC가 압도적인 생산능력과 수율을 앞세워 초격차를 유지하느냐, 아니면 삼성전자와 인텔이 유의미한 점유율을 뺏어오느냐다.

단순히 칩을 작게 만드는 기술을 넘어, 발열 제어와 패키징 기술 등 종합 솔루션 능력이 파운드리 경쟁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젠슨 황의 말처럼 대만 요새가 건재할지, 아니면 새로운 균열이 생길지 전 세계 기술 업계가 동북아시아 반도체 벨트를 주시하고 있다.

반도체는 이제 단순한 산업재가 아니라 국가 안보를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다. 젠슨 황이 던진 "대만 대체 불가"라는 메시지는 한국 반도체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조 공장 건설만으로는 생태계를 만들 수 없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와 설계, 후공정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한국형 반도체 클러스터' 고도화가 시급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