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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일본 F-15J 전투기, 71년 만에 첫 유럽 파견…중국 견제 나토 협력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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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일본 F-15J 전투기, 71년 만에 첫 유럽 파견…중국 견제 나토 협력 본격화

78조 원 국방예산 투입해 F-15J 98대 현대화 추진
북한·중국 위협 급증으로 태평양-대서양 집단 방위체제 구축 가속
F-15J의 영국 도착. 애틀랜틱 이글스 임무가 전개됨에 따라 규칙 기반 국제 질서에 대한 상호 헌신에 힘입어 일본과 유럽 간 국방 관계의 새로운 장이 시작되었다. 사진=영국 공군이미지 확대보기
F-15J의 영국 도착. 애틀랜틱 이글스 임무가 전개됨에 따라 규칙 기반 국제 질서에 대한 상호 헌신에 힘입어 일본과 유럽 간 국방 관계의 새로운 장이 시작되었다. 사진=영국 공군
일본 항공자위대(JASDF) F-15J 전투기가 71년 군사항공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에 나가 나토(NATO)와 태평양 지역 간 안보 협력이 새로운 단계로 들어섰다.

영국 공군은 지난 19(현지시각) 일본 F-15J 전투기 2대가 영국 RAF 코닝스비 기지에 착륙했다고 발표했다고 아미 리코그니션(Army Recognition)이 지난 21일 보도했다.

이번 파견은 일본이 추진하는 '애틀랜틱 이글스(Atlantic Eagles)' 임무의 일환으로, 미국과 캐나다, 독일을 거쳐 영국에 도착했다. 일본이 전투기를 유럽에 보낸 것은 1954년 자위대 창설 뒤 처음으로, 방어 역할에 머물렀던 일본이 다자 안보 기여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60억 달러 국방예산으로 F-15J 현대화 박차


일본은 중국을 '최대 전략 도전'으로 규정한 신국가방위전략에 따라 올해 국방예산을 560억 달러(78조 원) 이상으로 편성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는 전년보다 대폭 늘어난 규모로, 중국과 북한의 위협 증가에 맞서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미쓰비시중공업이 맡은 일본 슈퍼 인터셉터(JSI)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에는 56억 달러(78400억 원)가 들어간다. 이 프로그램은 98대의 F-15J에 능동 전자주사 배열(AESA) 레이더와 개선된 전자전 대응장비, AIM-120과 일본산 AAM-4B 미사일 통합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이다. 지난해 초 최종 계약을 맺어 2030년대까지 F-15J를 최전선 전력으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F-15J1980년대 초 도입된 미국 F-15C의 일본 라이선스 생산형으로, 미쓰비시중공업이 제작했다. 쌍발 엔진을 갖춘 전천후 전투기로 200여 대가 생산됐으며 현재 일본 방공의 핵심 전력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업그레이드를 통해 동중국해에서 늘어나는 중국과 북한의 항공 활동에 맞서고 있다.

글로벌 방위산업 협력 확대로 영향력 강화


이번 F-15J의 유럽 파견은 일본이 추진하는 글로벌 방위산업 협력 확대와도 맞물려 있다. 일본은 현재 영국, 이탈리아와 함께 차세대 전투기 개발 프로젝트인 글로벌 전투기 프로그램(GCAP)을 진행하고 있다. 2035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는 이 프로젝트는 F-2 전투기와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대체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F-15J의 유럽 파견이 일본의 방위산업 기술력을 과시하고 나토 국가들과 함께 작전할 수 있는 능력을 점검하는 뜻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일본이 보유한 스텔스 코팅 기술과 복합소재 기술을 활용해 GCAP 프로젝트에서 주도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아미 리코그니션은 "일본 전투기의 영국 기지 착륙은 단순한 의례 전시가 아니라 공동 목적에 대한 선언"이라며 "규칙 기반 국제질서에 대한 서로 약속에 따라 추진되는 일본과 유럽 간 방위 관계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이번 파견은 권위주의 국가들에게 서방 동맹국들이 서로 작전할 수 있는 글로벌 방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중국의 군사 팽창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태평양과 대서양을 아우르는 집단 견제력 구축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