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매출 46% 급증, AI 데이터센터향 클라우드 사업이 성장 이끌어
시장 예상 웃도는 1분기 전망 제시…D램 생산 능력 확대에 집중 투자
시장 예상 웃도는 1분기 전망 제시…D램 생산 능력 확대에 집중 투자

2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이크론이 발표한 2025 회계연도 4분기(2025년 8월 마감) 실적은 시장의 예상을 모든 점에서 압도했다. 해당 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급증한 113억2000만 달러(약 15조7970억 원)를 기록해 월스트리트 전망치였던 112억2000만 달러(약 15조6575억 원)를 웃돌았다. 이익 규모는 더욱 극적인 성장을 보였다. 4분기 순이익은 32억 달러(주당 2.83달러)로, 1년 전 8억8700만 달러(주당 79센트)보다 세 배 이상 폭증했다. 영업 현금흐름 역시 큰 폭으로 좋아지며 견고한 재무 상태를 보여줬다.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조정 주당 순이익(EPS) 역시 3.03달러를 기록해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였던 2.86달러를 가뿐히 넘어섰다.
이러한 호실적은 클라우드 메모리 사업이 이끌었다. AI 개발자들이 AI 데이터센터 구동을 위해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스토리지 확보에 사활을 걸자 마이크론의 클라우드 메모리 사업 부문은 해당 분기에만 매출이 3배 이상 늘어 45억 달러(약 6조2806억 원)라는 놀라운 성과를 냈다. 이 부문 매출은 전체의 약 40%를 차지하며, AI 시장이 마이크론의 성장을 어떻게 이끄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핵심 제품인 D램과 낸드 메모리 전반의 수요가 경영진의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강했다. 마이크론 경영진은 모든 최종 시장에서 강력한 수요가 발생해 D램 비트(bit) 출하량이 늘었으며, 동시에 공급이 제한된 탓에 가격 역시 올랐다고 밝혔다. 특히 재고가 낮은 수준이고 반도체 공정 전환이 어려워 공급에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공급난이 D램 가격 강세와 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 빠듯, 2026년까지 이어진다"…수익성 자신감
마이크론의 산제이 메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현재 공급 상황과 미래 전망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분명한 것은 공급이 빠듯하다는 점"이라고 강조하며, "이러한 추세는 2026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2026년 전체 D램 시장의 수급 환경이 건전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수익성에 좋은 징조"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자신감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다음 분기 실적 전망으로 이어졌다. 마이크론은 현재 진행 중인 1분기 매출을 125억 달러(±3억 달러)로 제시했으며, 조정 주당 순이익은 중간값 기준 3.75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했던 매출 119억1000만 달러(약 16조6227억 원)와 조정 주당 순이익 3.10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임을 보여준다.
수요 대응 위해 대규모 투자…D램 생산에 집중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고 미래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마이크론은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AI 및 고성능 컴퓨팅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올해 이미 138억 달러(약 19조2606억 원)를 지출한 마이크론은 2026년에는 이보다 더 많은 자본을 지출할 계획이다. 메로트라 CEO는 "2026년 자본 지출의 대부분은 D램(동적 랜덤 액세스 메모리)에 투입될 것"이라며 D램 생산 증대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의 마크 머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구체적인 투자 규모에 대해 "회사는 현 분기에 45억 달러(약 6조 2806억 원)를 지출할 계획"이라며, "지출액은 분기마다 변동될 수 있지만, 이 수치가 투자자들이 분기마다 예상할 수 있는 기준선"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마이크론은 올해 초 미국 내 반도체 제조 역량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 2000억 달러(약 279조14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장기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마이크론의 이번 실적 발표는 AI 혁명이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가져온 구조 변화와 그에 따른 폭발적인 성장 기회를 명확히 보여준다. AI 메모리 수요 급증에 성공적으로 대응해 2025년 한 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마이크론은, 다가올 미래를 착실히 준비해 2026년에도 견고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이어갈 전망이다. AI 시대의 심장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마이크론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