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최강 열대성 저기압, 허리케인급 바람으로 홍콩 마비
중국 광둥성 향해 이동 중... 77만 명 대피 조치
중국 광둥성 향해 이동 중... 77만 명 대피 조치

홍콩에서는 거대한 파도가 동부와 남부 해안선을 덮치면서 주거지역과 도로가 침수됐다. 섬 남쪽의 풀러턴 호텔에서는 바닷물이 유리문을 뚫고 들어와 로비를 완전히 침수시키는 장면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되기도 했다. 매립지에 건설된 창관오 지역에서는 거대한 파도가 고층 주거단지 인근 해안가 산책로를 덮쳤다.
홍콩 당국은 새벽 최고 경보인 태풍 신호 10호를 발령하고 기업과 교통 서비스 중단을 지시했다. 해수면이 최고 4m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홍콩 천문대가 발표했다. 이는 2017년 태풍 하토와 2018년 태풍 망쿳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당시 수십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했다.
당국은 49개의 임시 대피소를 개설해 727명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앞서 23일에는 해안가에서 태풍을 구경하던 여성과 5세 아들이 바다에 휩쓸려 구조된 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슈퍼 태풍 라가사는 현재 1억 2500만 명이 거주하는 중국 광둥성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광둥성 당국은 이미 77만 명 이상을 대피시켰다고 국영방송 CCTV가 보도했다. 광저우와 선전의 주요 공항에서는 항공편이 대거 취소되고 고속철도를 포함한 교통 서비스가 전면 중단됐다.
중국 해양당국은 올해 처음으로 최고 단계인 '적색' 파도 경보를 발령하며 광둥성 일부 지역에 최대 2.8m의 폭풍 해일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광저우, 선전, 포산, 동관 등 라가사 경로상의 주요 도시에는 약 500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도박 중심지인 마카오도 10호 경보 신호를 발령하고 카지노들의 도박 구역을 폐쇄했다. 투숙객들은 숙소를 떠날 수 없는 상황이다.
라가사는 이번 주 필리핀 북부와 대만을 차례로 강타한 후 홍콩을 지나 중국 본토로 향하고 있다. 태풍 접근 소식에 홍콩 시민들은 슈퍼마켓으로 몰려들어 생필품 사재기에 나서며 일부 상점 진열대가 텅 비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